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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베이징에 몰린 아프리카 50여 개국 정상들 [오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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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한국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 세 번째)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 행사 중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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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510억 달러의 자금을 포함한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시진핑 주석은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모든 아프리카 수교국과의 양자 관계를 전략적 관계로 격상하고 중국·아프리카 관계를 '신시대 전천후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FOCAC에 참석한 국가 정상들에게 "중국은 산업, 농업, 기반시설, 무역, 투자 분야에서 아프리카와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육상-해상 연결망과 조율된 발전을 특징으로 하는 중국-아프리카 조직망 구축"도 약속했다. 아프리카에 10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원자력 기술 관련 협력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 이전,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아프리카 정부가 허리띠를 조이면서, 베이징이 2015년이나 2018년 FOCAC와 비슷한 600억 달러 수준의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이번 FOCAC에 참석한 50여 개국 리더들은 중국 기업과 대출 기관으로부터 가능한 큰 약속을 바라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대출과 투자는 양만큼 질도 중요하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깨끗하고 투명한 협력을 원한다. 더 나은 협력에는 중국 시장에 대한 아프리카 상품의 접근성을 높이고, 광물 수출 전에 아프리카 국가들의 가공과 정제 범위를 넓히는 등 추가 양보도 포함된다. 중국은 2021년 FOCAC에서 약속한 3,000억 달러 상당의 아프리카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아직 이행하지 못했다.

경제적으로 중국이 아프리카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아프리카가 중국을 필요로 하는 것이 더 많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중국의 글로벌 무역에서 5% 미만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유엔에서 54표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우스의 심장부에서 일정한 도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가 다극화되어 감에 따라 아프리카에 경쟁적으로 구애하는 국가들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외교 행사로 FOCAC를 개최한 것은 아프리카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다. 아프리카에도 이번 FOCAC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한국일보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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