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진종오 “체육계 비리 70여 건 제보”
“경륜, 변경된 선발기준 공지 안해… 레슬링선수를 육상대회에 차출
在캐나다 체육회 前회장 횡령 의혹도”
사격연맹 “선수 줄 돈 직원 준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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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사격연맹이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줘야 할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연맹 직원들에겐 성과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메달리스트들에게 줘야 할 포상금을 직원 성과금으로 전용(轉用)했다는 것이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사진)은 9일 “파리 올림픽에서 최고 성적을 낸 사격 메달리스트들에게 아직도 포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서 “선수들에겐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사격연맹 사무처 직원들에게는 수천만 원의 성과금을 줬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지난달 12일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센터’를 온라인으로 개설한 뒤 관련 제보를 받아왔는데 그중 일부를 이날 공개했다.
진 의원은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올해 취임할 때 약속한 후원금 3억 원을 내지 않으면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선수 포상금 3억7870만 원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신 전 회장 선임 과정에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선수 포상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다는 게 진 의원의 주장이다.
사격연맹은 2002년 한화그룹이 연맹 회장사를 맡았고 이후 발전기금으로 200억 원 이상을 내놨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사격연맹 회장사에서 손을 뗐고 올 6월 신명주 전 회장이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취임 당시 3억 원의 후원금을 약속했던 신 전 회장은 자신이 경기 용인시에서 운영하는 병원의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지면서 파리 올림픽 사격 종목 경기가 끝난 뒤 사임했다. 사격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지 두 달 만이다. 신 전 회장은 물러나면서 후원금 3억 원을 올해 12월 열리는 사격인의 밤 행사 전까지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밝혔다고 한다.
사격연맹 측은 “올림픽 포상금은 대회가 끝나고 대개 한 달 안에 지급되는데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건 맞다”고 했다. 진 의원은 미지급 포상금이 3억7870만 원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 및 지도자 몫은 3억1500만 원이라는 게 사격연맹 측 설명이다. 사격연맹 관계자는 “차이가 나는 6370만 원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입상 선수들 포상금인데 지급됐다”고 했다. 사격연맹 측은 직원들 성과금은 선수들에게 줄 포상금을 돌려쓴 게 아니고 ,지급 시기도 파리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올해 1월이라고 해명했다. 사격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에서 두 차례 열린 국제 사격대회 수익금 중 일부를 직원들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센터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륜 선수 후보생 선발 과정의 불공정, 강원도 A 중학교의 레슬링 선수 육상 대회 무단 차출, 재캐나다 대한체육회 전 회장 B 씨의 공금 횡령 등 지금까지 모두 70건이 넘는 제보가 접수됐다. 진 의원에 따르면 B 씨는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참가자 54명에게 지급돼야 할 항공료 등 지원금 일부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일로 재캐나다 대한체육회는 전국체전에 선수단을 파견할 수 없게 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해 경륜 선수 후보생 선발 과정에서 변경된 합격 기준을 선수들에게 알리지 않아 억울한 탈락자가 나왔다고 한다.
제보는 사격을 포함해 배드민턴 태권도 빙상 축구 수영 유도 레슬링 역도 우슈 테니스 골프 등 여러 종목에 걸쳐 있고 금품 수수, 공금 횡령, 성추행 및 성폭력, 채용 비리, 승부 조작 의혹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진 의원은 “여러 제보가 접수된 만큼 검증 과정을 거쳐 앞으로 2주 간격으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 결과를 중간 브리핑 한다. 문체부는 파리 올림픽 기간에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배드민턴협회의 안이한 부상 관리, 대회 출전 강요, 스폰서십 계약 방식, 선수 연봉 체계와 보조금 사용 내역 등에 대해 조사해 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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