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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제는 채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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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 투데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오는 18일 금리인하 예고하면서 중물가 중금리 시대 개막 예고
사상최대치 지수 기록 경신하던 증시와 AI(인공지능)랠리 펼치던 빅테크 주가 저조한 국면으로 하락 변동성 우려
뱅가드(Vanguard) 글로벌 금리 책임자 로저 할렘 "고정 이율 상품(채권) 마침내 전통적 헤지자산 특성 되찾아"

[편집자주] 천조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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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사실상 오는 18일 금리인하 개시를 예고하면서 오를 데까지 오른 증시보단 채권 투자의 시대가 왔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채권 투자가 상장주가지수펀드(ETF)를 통해 손쉬워진데다 금리인하의 시기에는 채권 수익률 외에 인하속도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기 투자가라면 이제는 채권을 보유해야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가 채권이 창출할 명확한 수익에 있다고 강조했다. 뱅가드(Vanguard)의 글로벌 금리 책임자인 로저 할렘(Roger Hallam)은 "고정 이율 상품(채권)이 마침내 전통적인 헤지자산의 특성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수익률의 안정성과 자본 차익의 가능성이 지금처럼 위험자산의 변동성 혹은 하락가능성이 큰 시기에 자산의 수익률을 지켜줄 버팀목이 됐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 시기 채권 수익률의 안정성은 경제학자 해리 마코위츠나 예일대 로버트 쉴러 교수가 사례 논문을 통해 입증했다. 이번 여름에도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 암시를 내놓을 떄마다 채권 가격은 상승(수익률 하락)했고, 증시 지수는 하락했다.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1970년대 이전까지는 양수와 음수로 혼재됐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는 양수(방향성 동일)로 굳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를 휩쓸고 그를 막아내려 돈을 풀었던 후유증으로 경제는 최근 3년간 하이 인플레이션 시대를 경험했다. 연준은 높은 기준금리로 이를 다시 옥죄었는데 다시 앞으로의 10년 가운데 2년은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이후 중물가·중금리·중성장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상대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앞으로의 시기에는 채권 60, 주식 40의 배분 전략이 장기적으로 위험 조정수익을 늘릴 방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2년간 불었던 증시의 AI(인공지능)랠리가 다시 이어지기는 어렵고, 다른 빅테크 붐도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무위험 자산인 미국 국채 가운데 벤치마크 10년물 기준으로 3%가 넘는 수익률 구간에서는 투자진입 메리트가 크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내릴 때마다 얻는 자본차익과 고정수익률의 합계가 증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보다 장기적으로는 훨씬 나을 거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채권 투자를 너무 근시안적인 사고로 짧은 기간 내에 수익화하려는 이들에게는 해당 전략이 예상치 못한 실패를 가져올 수도 있다. HSBC 글로벌 프라이빗 뱅킹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 빌렘 셀스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진입 시점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고 지적했다. 초기 수익률이 높을 때 투자해야 기간에 따른 가격변동을 견딜 수 있고, 금리인하 시기의 세파를 인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채권운용사 핌코의 스티븐 창도 "(최근 채권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해도) 현 수익률은 지난 1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며 "고정 이익률 성격을 가진 채권은 역사적으로 초기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경우 미래에 투자자가 얻을 이익도 컸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피봇을 의식하고 5~10년의 투자 기간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 전략이 특히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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