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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논현로] ‘제2 새마을운동’ 준비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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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성 동국대 명예교수ㆍSolbridge경영대학 석좌교수

이투데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내년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가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5명 중 1명 이상이 고령인이라는 얘기다. 이는 기대수명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다. 연도별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00년 76세로 증가하더니 2010년에는 드디어 80세를 넘어섰고(80.2세) 2024년 현재 84세로 일본과 함께 세계 2위의 장수국가(홍콩, 마카오가 85세로 공동 1위)가 되었다.

출산율 역시 1970년 4.53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983년에는 인구감소가 예상되는 2.06을 기록하다가 2018년 드디어 1 이하로 떨어졌고(0.98), 지난해 2023년에는 0.72라는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게 되었다. 우리사회가 장수국가가 되었지만 고령인구의 비중이 큰 국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초고령사회 눈앞…수명만 늘고 삶은 빈곤


우리나라에 닥친 장수사회는 분명 축복이지만 고령세대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리 환영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노인빈곤율은 40%를 넘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유엔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23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37개국 중 57위를 기록하여 다른 아시아국가인 싱가포르(25위)와 일본(47위)보다 낮은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노인 자살률 또한 인구 10만 명당 39.9명으로 OECD 1위로 평균인 17.2명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령인구 중에서도 80세 이상 노인의 경우 10만 명당 60.6명을 기록하여 나이가 들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고령인 자살률의 경우 65세 이상은 65명, 80세 이상은 118명, 90세 이상은 122명으로 남자 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살률이 현저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과의 차이가 10년을 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노인들이 아주 오랜 기간 누워 앓다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기록은 전 세계 노인들이 당면한 공통적인 문제인 외로움(고독), 경제적 곤란(가난)과 건강(질병)이 우리 사회에 특히 심각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성장의 과실이 세대간 불평등하게 분배되었고, 생활 습관과 고령자들의 사회적 연대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100세 시대인 우리사회의 은퇴연령이 너무 빨라 미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고, 은퇴 후 가족을 비롯한 사회관계가 단절되며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 때문에 일찍부터 앓고 오랜 기간 누워지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고령층의 인구비중 증가와 저출산에 의한 산업활동 참가인구의 감소는 경제의 활력 상실과 소비지출 감소, 그리고 젊은이들의 부담률 상승에 의한 일에 대한 의욕 저하 등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내년이면 닥칠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고령세대에 대한 대책의 마련과 실행이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사회 노인들이 당면한 문제가 드러난 만큼 해결의 방향은 분명하다.

고령세대 대상 정신혁명 운동 시작해야


첫째, 자신의 삶을 예전처럼 60세까지로 계획하는 대신 100세로 계획하도록 법적,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둘째, 노후의 경제문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자녀세대에 대한 지나친 지출을 막을 수 있는 사회분위기의 조성과 교육이다. 셋째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가족 및 사회적 인정이 아닌 자신에게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정신교육을 제공하고, 건강한 습관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노인 스스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성남시에서 출범한 ‘웰에이징 행복교실’과 책임있는 ‘어른’으로서 나이든 사람들이 스스로 선구자가 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시니어스카우트’ 운동은 모범적인 사례로서 참고할 가치가 크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둔 현재 고령세대를 대상으로 한 정신혁명으로서 제2의 새마을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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