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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중국, 예상 밑돈 소비자물가에 디플레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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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CPI 0.6% 상승...시장 전망 0.8% 못 미쳐
근원 CPI는 0.3%↑…2021년 3월 이후 최저
생산자물가, 8년래 최장 기간 하락
이강 전 인민은행 총재 “디플레와의 싸움 집중해야”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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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폭염과 폭우 영향으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0%대 상승률을 면치 못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월부터 7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한 것이며 전월 상승폭(0.5%)보다도 높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8%)를 밑돌았다.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폭염과 폭우 등 악천후로 인한 공급 측면의 혼란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8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는데, 이중 신선 채소가격은 21.8% 폭등했고, 과일 가격은 4.1% 뛰었다.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체 CPI가 상승세를 유지하긴 했지만, 식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월의 0.4%에서 둔화한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다.

공장 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 디플레이션 불안을 키웠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1.8% 하락해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인 23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국 물가가 낮게 유지되는 원인으로 내수 부진을 꼽았다. 실제로 올해 초 당국의 통화정책 완화에도 7월 중국 실물경제에 공급된 위안화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800억 위안(약 15조 원) 줄어든 247조9300억 위안으로 2005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실물경제 주체들이 신규 대출을 줄이거나 기존 대출을 상환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으로 물가 상승을 유도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제시한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3% 안팎)는 물론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5% 내외)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셸 람 소시에테제네럴(SG) 중국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가격·임금 하락의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으며, 더욱 급진적인 정부 정책 대응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조만간 지급준비율(지준율)과 주요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저우란 인민은행 통화정책 국장은 지난주 한 회견에서 “지준율을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강 전 인민은행 총재는 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지금 당장 디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특히 소비와 투자 측면 모두 문제가 있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 분야 유력인사가 낮은 물가상승률이 자국 경제 성장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 (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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