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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 인하 시점엔 수익률 확보 위한 3~5년 만기 중기채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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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스티븐 창 핌코 매니징 디렉터 겸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미국 코넬대 컴퓨터과학,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 전 JP모건 자산운용 아시아 채권 헤드 사진 핌코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보단 (3~5년 만기) 중기채의 투자 매력도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인 핌코(PIMCO)의 스티븐 창(Stephen Chang) 매니징 디렉터 겸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인터뷰에서 “11월 대선 후 미국 정부가 늘어난 부채를 메우려 채권 공급을 늘릴 수 있는데, 장기채 가격엔 부담”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앞둔 지금 같은 시점에선 만기가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중기채가 안정적인 수익을 누리면서 가격 변동 리스크도 관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그는 미국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 Backed Secu-rities) 상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MBS는 대출 기간이 긴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한 채권이다. 그중에서도 프레디맥, 패니메이 등 미 정부후원기관(GSE)이 보증하는 ‘에이전시 MBS’ 상품의 경우 신용도가 높으며, 동일한 만기의 미 국채보다 최대 2%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핌코는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가 1971년 설립한 곳이다. 올해 6월 기준 운용 자산(AUM)이 1조8800억달러(약 2536조원)에 달한다. 이곳에서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겸하고 있는 창 매니징 디렉터는 업계 경력 28년 차의 베테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채권이 투자처로 각광받는 배경은.

“세 가지 장점 때문이다. 첫째, 채권과 같은 고정 수익 자산은 역사적으로 초기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경우 향후 투자자가 얻을 이익도 컸다. 현재 수익률이 지난 1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 둘째, 금리가 인하하면 채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미국도 곧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채권에 투자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고정할 수 있다. 셋째, 채권은 주식과 달리 안전하게 분산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완만해지면서, 채권과 주식이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전통적인 패턴이 돌아올 것이다.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높일 좋은 기회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장 예상치보다 완만해도 채권 투자를 추천하는가.

“금리 인하의 정확한 시기나 속도를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해서 조정할 것이란 사실은 명확하다. 투자자가 채권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란 의미다. 채권은 자산 포트폴리오에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여줄 수 있다.”

그렇다면 핌코가 선호하는 채권 포트폴리오는 무엇인가.

“리스크를 감안했을 때 수익률을 최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채권 포트폴리오를 선호한다. 일례로 기관이 보증하는 에이전시 MBS 같은 고품질 자산은 국채보다 최대 2%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요즘 채권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개인 투자자가 많은데, 팁을 준다면.

“채권 투자자는 자신의 니즈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시장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채권에 투자할 때 모든 투자가 일정 리스크를 수반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실제로 채권이 디폴트(채무불이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자칫 돈을 잃을 수 있다. 리스크와 수익의 상관관계가 항상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채권도 분산투자한다면 수익률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험 대비 초과 수익률을 나타내는 ‘샤프 비율(Sharpe Ratio)’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신뢰할 수 있는 채권을 고르는 방법은.

“채권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는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먼저, 발행자의 재무 건전성을 분석해야 한다. 손익계산서를 비롯한 재무제표를 검토하는 식이다. 또 발행자가 원금을 상환하고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및 산업적 조건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 사이클, 산업별 리스크, 규제 변화, 기술 발전 등이 중요한 고려 요소다. 또 경영진의 품질과 기업 거버넌스도 평가해야 한다. 쿠폰 금리(액면 약정 이자), 만기일, 콜옵션(매도 청구권) 같은 채권의 특성도 채권의 리스크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채권과 발행자의 과거 성과도 검토해야 한다. 일관된 성과는 신뢰할 만한 지표가 될 수 있다.”

11월에는 미국 대선도 예정돼 있다. 채권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하려면.

“불확실성 투자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다양한 경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장점을 가진 투자처가 바로 채권이다. 핌코는 미국의 다양한 선거 결과에 대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가령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비슷한)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된 지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중기채는 금리 인하 전망 속에서 매력적이지만, 장기채는 정부 부채 증가에 따라 채권 발행이 늘어나면서 되레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특정 시장에 ‘테일 리스크(tail risk)’를 가져올 수 있는 각각의 선거 시나리오에 따라 투자 노출을 줄이거나 크기를 조정해야한다.”

글로벌 투자 등급(IG) 회사채 시장 전망은.

“IG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15년 동안과 비교해 수익률이 높은 수준에 있다.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 진입 시기다. IG 채권에 대한 수요도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 남은 기간에 IG 채권 발행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순 공급 감소로 (채권 가격이) 기술적인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같은 시장에서도 채권의 성과나 리스크가 제각각인 만큼, 개별 기업이나 채권의 펀더멘털(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는 주요 지표)에 초점을 맞춰 투자 결정을 내리는 ‘상향식(bottom-up)’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 채권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 채권시장은 올해 말까지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타당한 수준이라고 본다. 앞으로 한국은행이 결정할 금리 향방은 높은 주택 가격과 국내 수요 부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게 될 것이다.”

신흥 시장 채권 투자 전략도 궁금하다.

“우리는 신흥 시장에서 현지 통화로 표시된 자산과 미 달러 등 경화(硬貨·hard cur-rency)로 발행한 자산 모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신흥 시장 자산군의 주요 리스크는 미국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다. 따라서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중요해질 것이다. 아울러 선진국과 달리 신흥 시장은 지금 금리 인하를 주저하고 있다. 이에 단기 실질 금리가 높게 유지될 것이고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실질 금리가 높고, 튀르키예처럼 긍정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국가에서 외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런 거시 경제적 배경을 감안할 때, 우리는 신흥 시장의 현지 자산과 경화 자산 모두에서 긍정적인 수익을 기대한다. 특히 신흥 시장의 (하이일드 채권과 같은) 고수익 자산과 현지 통화 자산에서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Plus Point

ETF로 개인 투자자도 MBS 투자 가능 올해 7월 해외 주식 순매수 20위 올라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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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인 투자자가 미국 MBS에 투자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통상 수백억원 단위로 입찰이 이뤄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관 투자자가 아닌 이상 직접투자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는 가능하다. 대표 상품이 ‘IS-HARES MBS ETF’다. 최근 들어 개인 투자자의 관심도 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개인 투자자가 이 ETF를 순 매수한 금액은 3972만달러(약 536억원)로, 전체 해외 주식 순 매수 순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순 매수 규모로만 따지면 인텔(약 3500만달러)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약 2178만달러)보다도 많았다. 종가 기준으로 7월 1일 90.85달러(약 12만2500원)였던 이 ETF의 주가는 8월 16일 기준 94.84달러(약 12만8000원)까지 오른 상태다.

이코노미조선=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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