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조직검사의 번거로운 작업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광음향 조직영상(PAH)' 기술을 간암 조직 진단법에 접목시켰다. PAH는 빛(레이저)을 쏘아 생체분자가 만드는 소리(초음파) 신호를 감지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염색과 각 조직 검체에 정확한 식별을 위한 라벨링 작업 없이 가상 염색을 통해 실제와 동일한 병리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지만, 이제까지는 병리 의사가 진단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병리 이미지를 생성하기는 어려웠다.
정찬권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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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PAH에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가상 염색 △분할 △분류 단계를 수행해 인간 조직 영상을 분석하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가상 염색' 단계에서 세포핵과 세포질 등 조직 구조를 잘 유지하면서 실제 염색 작업을 진행한 샘플과 유사한 이미지를 생성했다. 이후 비표지 영상과 가상 염색 정보를 사용헤 세포 면적과 수, 세포 간 거리 등 해당 샘플의 특징을 세부적으로 '분할'했다. 마지막 단계로 비표지 영상과 가상 염색 영상, 분할 정보를 모두 사용해 샘플 조직의 암 여부를 '분류'하도록 설계했다.
이어 연구팀은 사람의 간암조직에서 얻은 PAH에 연구팀이 개발한 딥러닝 모델을 적용했다. 그 결과 가상 염색, 분할, 분류가 상호연결된 연구팀의 AI 모델은 간암세포와 정상 간세포를 98%의 높은 정확도로 분석했다. 특히 병리과 전문의 3명과 진단 비교 평가에서도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의 민감도는 100%를 기록했다.
간암은 진단을 위해 영상 검사와 혈액검사를 선행하며 확진이 어려우면 초음파를 보며 가느다란 바늘을 이용해 간 조직을 채취한다. 떼어낸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려면 염색한 유리 슬라이드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추가적인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며 화학약품 사용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또 간 조직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구 오염이나 작업 중 실수로 조직 오염이 생기면, 정상 조직과 병변을 구분하기 어려워 잘못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병리학적 검사가 필요한 항목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염색을 위한 추가 슬라이드를 제작해야 하지만, 검체 수량이 부족해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문제도 있었다.
정찬권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딥러닝 조직병리 검사법은 암 조직의 염색 및 라벨링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염색에 사용되는 헤마톡실린, 에오신, 자이렌, 알콜과 같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진단법으로 새로운 디지털 조직병리학 시대를 열게 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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