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60만명이면 우리나라 시·도 지자체 중 어느 정도 규모일까. 255만명 정도인 경상북도와 엇비슷하다. 이어서 대구가 237만명, 충남이 213만명으로 뒤를 잇는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최근 260만명을 넘어섰다. 전라남북도, 강원도 인구는 일찌감치 넘어섰고 대구, 충남, 경북과는 어깨를 나란히, 이제 인천 인구(299만명)를 넘볼 정도가 됐다. ‘외국인이 꽤 보인다?’ 막연하게 했던 생각이 이유가 있던 셈이다. 현재 체류 외국인은 대한민국 인구의 5% 정도다. 다문화 시대가 일상인 시대,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까.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 8월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체류 외국인 그들은 누구?
필리핀 가사관리사 본격 입국
지난 8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윤석열정부 공약 사안 중 하나인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 100명이 입국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전문취업자 자격으로 들어와 각 가정에 배치됐다. 비전문취업자란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국내 취업 요건을 갖춘 외국인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는 자영업자, 영세 제조 업체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외국인 취업을 허용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국제인구이동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런 형태(90일 초과 체류)로 입국한 외국인 입국자 수는 48만명에 달한다. 전년 대비 6만7000명(16.2%) 증가했다. 외국인의 입국 당시 체류 자격은 취업(36.1%), 단기(21%), 유학·일반연수(17.3%), 영주·결혼이민(12.1%) 순이다. 이 중 취업 목적 외국인 입국자는 1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5000명(25.5%) 증가했다. 취업 목적 비자는 또다시 교수(E1), 회화지도(E2), 연구(E3), 기술지도(E4), 전문직업(E5), 예술흥행(E6),
특정활동(E7) 등 전문인력과 비전문취업(E9), 방문취업(H2) 등 비전문인력으로 나뉜다. 이 중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속한 비전문취업(E9) 입국자 수는 2021년 1만2000명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9만1000명으로 훌쩍 늘어났다. 이들의 국적 비중 1위(2022년 기준)는 한국계 중국인이며 중국, 베트남, 태국,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캄보디아가 뒤를 잇는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비전문 외국인력(E9)에 대한 고용허가제 쿼터 규모(입국자 수 한도)를 전년(12만명) 대비 37.5% 늘린 16만5000명으로 잡았다. 9월부터 음식점업에서는 외국인력 허용 대상 업종과 지역이 확대된다. 정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도 더 받을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조 중소기업에 외국인 유학생을 연계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외국인 품는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원티드랩, 언어 장벽 낮춰
국내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채용 플랫폼 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사람인과 잡코리아, 원티드랩 등 내국인 중심으로 취업 중개를 했던 플랫폼들이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 특화한 서비스를 따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원티드랩이다. 원티드랩은 외국인 전용 채용 서비스 ‘원티드 글로벌’ 베타 버전을 도입하면서 첫발을 뗐다. 원티드 글로벌은 사업·개발·디자인·마케팅 등 디지털 관련 직군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채용을 중개하는 서비스다.
원티드랩이 기존에 운영하던 채용 플랫폼과 다른 점이 있다면 기업 특성, 외국인 채용 목적을 고려해 한국어 능력 중요도를 구분하도록 한 것이다. 한국어 능력 ‘필수’ ‘가능 시 우대’ ‘불필요’로 나눠 구직자와 구인자 간 매칭 가능성을 쓸어올리는 식이다. 기업 특성이나 업종, 직군마다 필요한 한국어 수준이 다르고 외국인 인재들이 한국어 구사에 부담을 느껴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잡코리아도 외국인 구인·구직 전용 서비스 ‘클릭(KLiK)’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잡코리아 클릭은 국어와 영어, 중국어 등 총 28개 언어 번역 기능을 제공해 외국인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언어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채용 공고나 기업 정보를 외국인도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했고 근무 지역, 언어 활용 능력, 보유 비자 등 세부 항목 설정이 가능해 외국인 구직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잡코리아는 앞으로 외국인 구직자가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 전용 체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하이어다이버시티’와 손을 잡았다. 하이어다이버시티가 보유한 데이터와 외국인 비자 검증 역량을 활용해 국내 취업과 연계된 행정 처리 업무를 지원하기로 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의 인재 채용 정보를 공유하고 합법 취업 인증을 지원하는 식이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클릭은 다양한 외국인 근로자와 소통하고 취업 고민을 청취한 뒤 더 쉽고 편리하게 취업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아 기획한 서비스”라며 “외국인 구직자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한 취업비자 컨설팅 서비스와 함께 인공지능(AI) 매칭, 인재 검색 등 다양한 연계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람인은 케이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외국인 채용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업 회원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케이비자의 비자 발급 케어 서비스를 연동하기로 했다. 또 외국인 채용 상품 패키지를 공동 개발하는 등 외국인 채용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 채용 시 겪는 고충을 해결한다는 취지다.
채용 플랫폼 업계에서 잇따라 외국인 전용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플랫폼 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채용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2022년 84만3000명에서 지난해 92만3000명 역대 최대치로 늘어났다. 국내 전체 근로자 2841만6000명 가운데 3.24%에 해당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60만명을 돌파했고 정부도 외국인 취업문을 개방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올해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100만명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은행 수원외국인금융센터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직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JB금융그룹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외국인 공략하는 금융권
장기간 공들인 JB금융 ‘두각’
260만명 규모 체류 외국인 시장을 공략하려는 산업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그중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는 업계는 금융권이다. 외국인을 겨냥한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 등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인다.
특히 지방은행 행보가 눈길을 끈다.
전북은행이 외국인 시장을 선점한 분위기다. 전북은행은 이미 2016년부터 국내 체류 외국인 우대 전용 상품인 ‘JB Bravo Korea 통장’을 선보였다. 입출금식 예금으로, 가입 대상이 국내 체류 외국인에 한정된 상품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외국인 대상 신용대출 서비스를 내놨다.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연 11~15% 금리로 대출이 가능한 서비스다. 지난해 10월에는 외국인 대상 비대면 대출 서비스도 시작했다. 국내 은행권에서 외국인이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과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전북은행이 유일하다.
전북은행은 외국인 특화 점포도 운영한다. 2019년 수원외국인금융센터를 오픈하고 경기 남부 지역 외국인 근로자 고객 유치를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는 동대문소매금융센터를 동대문외국인금융센터로 전환해 서울권 외국인 고객 확보에 나섰다. 전북은행 외국인금융센터에서는 현지 직원을 채용해 외국인 고객의 실질적인 금융 업무 처리를 돕는다. 외국인 근로자 특성상 평일에 금융 업무를 보기 힘든 점을 고려해 주말에도 문을 여는 등 외국인 고객의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룹 차원 투자도 적극적이다. JB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해외송금 전문 핀테크 한패스와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JB금융지주·전북은행·JB인베스트먼트가 각각 한패스 지분을 약 5%씩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JB금융그룹은 한패스 지분 총 15%를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한패스는 외국인 고객 57만명,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14만명, 연간 송금액 약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해외송금 플랫폼이다. 저렴한 수수료와 간편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 근로자의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인 플랫폼 중에서도 고객 기반이 탄탄한 한패스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 외국인 대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JB금융그룹 관계자는 “한패스 고객 전용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외국인 종합 금융사로서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용 상품에 특화 점포까지
대출 앞세운 저축은행 참전
이에 질세라 시중은행 추격도 거세다. 앞다퉈 다국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상품을 차별화하는 등 외국인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는 5개 은행이 총 32곳을 운영한다. 32곳 점포 모두 외국인 근로자 여건을 고려해 주말에도 문을 여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하나은행이 가장 많은 16개 점포를 갖고 있으며, KB국민은행 8개, 우리은행 5개, 전북은행 2개, IBK기업은행이 1개로 뒤를 잇는다. 하나·KB국민·우리은행은 천안·대구·광주·김해 등 지방에도 외국인 특화 점포를 개설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하나은행은 해외송금 전용계좌를 이용하면 사고 시 치료비와 시신운구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료상해보험 가입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외국인 근로자가 공항에서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는 ‘출국 만기보험’을 선보였다. 보험금 지급을 신청한 외국인 근로자는 국민은행 인천국제공항지점과 일반구역 환전소에서 보험금 환전을 신청한 후 면세구역 환전소에서 외화 현찰로 보험금을 수령하면 된다.
신한은행은 유학생을 공략한 서비스를 내놨다.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 등록금을 간편결제로 낼 수 있도록 한 ‘헤이영 서비스’다. 시중은행 최초로 외국인 고객 대상 비대면 체크카드 발급 시스템도 도입했다. 국내 발급 신분증을 보유한 만 17세 이상 외국인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장과 다이렉트 해외송금, 글로벌 뱅킹을 종합한 패키지 상품을 공개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수수료 무료 혜택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 고객에게 외국환 송금 관련 수수료 우대를 제공한다.
저축은행 공세도 만만찮다. 지난해 3000억원 규모였던 외국인 대출 취급액이 올해 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 특화 대출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낸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지난 4월 선보인 ‘웰컴외국인대출’의 대출 취급액은 4개월 만에 100억원을 넘어섰다. 미얀마·캄보디아·베트남 등 9개 국가에서 E9 비자를 받아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행하는 상품이다.
OK저축은행도 비슷한 시기 외국인 전용 대출 상품인 ‘하이오케이(Hi-OK)론’을 내놨다. 앞서 KB저축은행도 ‘키위 드림 론(kiwi Dream Loan)’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E9 비자는 물론 E7 비자를 가진 외국인도 가입이 가능하다. 다올저축은행과 세람저축은행 등도 외국인 근로자 대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시장 수요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외국인의 간편 해외송금을 지원하는 핀테크 ‘한패스’ 앱 이용 모습. (한패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착 돕는 스타트업 ‘눈길’
新 서비스로 생활 편리하게
외국인에 특화한 서비스를 내세운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는 분위기다. 금융은 물론, 의료·배달 등 외국인의 일상생활 지원까지 범위가 확대되는 중이다.
무엇보다 간편한 해외송금을 지원하는 핀테크 업체가 눈길을 끈다. 이나인페이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7년 국내 최초 해외송금 1호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나인페이는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주요 고객이다. 모바일로 쉽게 해외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지난 6년 동안 외부 투자 없이 연평균 48%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외국인 맞춤형 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시중은행도 눈독 들이는 핀테크다.
또 다른 핀테크 센트비 역시 해외송금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센트비의 해외 송금은 풀링과 네팅, 포스트 펀딩 등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해외송금 수수료를 1%대로 제공한다. 이는 시중은행 대비 9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전 세계 50여개국으로 송금 가능하고, 현지 은행 계좌가 없어도 현지 에이전트로부터 환전한 현금을 바로 찾아 쓸 수 있게 차별화했다. 센트비 캐시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면 송금 신청 5분 만에 수취코드를 전달받은 픽업 에이전트로부터 현지 화폐를 전달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편의성이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가 빠르게 늘었다. 센트비의 누적 송금액도 6조원으로, 4년 전보다 6배 이상 성장했다.
외국인 건강을 책임지는 서비스도 주목받는다. 메디아크는 인공지능 사전 문진 애플리케이션 ‘심토미’를 운영 중이다. 외국어로 증상을 입력하면 AI가 질환을 추정한 뒤, 인근 병원 위치와 진료 과목 등 정보를 제공한다. 외국어로 작성된 사전 문진 결과는 전문 의료용어로 변환돼 의료진 PC에 자동 전달된다. 이를 통해 진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현재 영어·일본어·베트남어를 지원하며, 올해 안에 아랍어·몽골어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의료 정보기술(IT)과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의료 플랫폼 케이닥과 협력을 맺었다.
외국인을 위한 음식 배달 플랫폼도 생겼다. ‘외국인용 배민(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셔틀딜리버리는 서울·평택·대구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키워드로 음식을 선택하고, 결제도 달러나 해외 카드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할랄’ ‘비건’ ‘아프리카’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 적합한 식당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모빌리티 역시 주목받는 분야다. 위카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위브링은 외국인 대상 모빌리티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이 간편하게 차량을 빌릴 수 있도록 심사 절차를 없애거나 간소화한 자동차 렌트, 할부금융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유학생이 처음 한국에 들어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유학생 전용 공항 픽업 서비스도 마련했다.
부동산으로도 손 뻗는 외국인
국내 주택 9만가구는 외국인 보유
국내 주택 9만가구는 외국인 보유
국내에 정착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외국인이 직접 부동산을 보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외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이 9만가구를 넘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중국인이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은 9만1453가구다. 이를 소유한 외국인은 8만9784명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전체 주택의 0.5%는 외국인이 소유한 셈이다. 외국인 주택 보유자 중 대부분(93.4%)은 1주택자며, 2주택 소유자는 5.2%(5668명), 3주택 소유자는 578명, 4주택 194명, 5주택 이상은 449명이다. 외국인 대다수가 투기보다는 국내에 터를 잡기 위해 주택을 매수했다고 추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 소유 주택 중에서는 중국인 소유가 5만328가구(55%)로 가장 많았다. 중국인 소유 주택 대부분인 4만8332가구가 아파트고, 단독주택은 1996가구다. 중국인 보유 주택은 6개월 전에 비해 3001가구(6.3%) 늘었다. 지난 2023년 하반기 증가한 외국인 보유 주택의 70.9%를 중국인이 매입했다. 중국인 다음으로는 미국인 2만947가구(22.9%), 캐나다인 6089가구(6.7%), 대만인 3284가구(3.6%), 호주인 1837가구(2%) 순으로 국내 보유 주택이 많다. 또 이들 외국인이 소유한 주택 중 대부분(6만6797가구, 73%)은 일자리가 풍부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시도별로 파악한 수치는 ▲경기 3만5126가구(38.4%) ▲서울 2만2684가구(24.8%) ▲인천 8989가구(9.8%) ▲충남 5351가구(5.9%) ▲부산 2947가구(3.2%) 순으로 나타났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부천시(4671가구), 안산 단원구(2910가구), 경기 시흥시(2756가구), 경기 평택시(2672가구), 서울특별시 강남구(2305가구) 순이다.
한편,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점 늘어나는 모습이지만,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국내 부동산을 사고, 보유하고, 되팔 때 내국인과 외국인은 동등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세대원 파악이 어려워 세금 규제를 피해 갈 방법이 여럿 있다. 외국인이 자신과 가족 명의로 아파트를 여러 채 사더라도 중과세를 빠져나갈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해외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부동산 매수세가 아직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역차별’ 문제가 거론되는 기저에는 내국인 규제와 상속과 증여 등 큰 조세 부담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수호·정다운·문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5호 (2024.09.03~2024.09.10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