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삼성전자가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전시관을 열었다. 8일(현지시간) 관람객들이 삼성 스크린을 통해 게임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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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가 시작된 지난 6일(현지시간). 오전 10시가 가까워지자 전시장 곳곳이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관은 전시회 개막 이후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규모인 6017㎡(약 1820평)의 공간을 마련했지만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관람객들은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콤보'를 유심히 살펴보고 '갤럭시 링'을 손가락에 끼워 보기도 했다. 어린아이들은 '오디세이 Neo G9' 모니터를 바라보며 레이싱 게임을 즐겼다. LG전자 전시관 풍경도 비슷했다. 이곳은 관람객들로 북적였고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는 귀여운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공기청정기와 캣워가 결합된 '에어로 캣'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가운데 중국 가전업체들도 맹추격에 나섰다. 중국은 올해 역대 최대인 1300여 개 업체가 참여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중국 내 TV 시장 1~2위를 다투는 TCL과 하이센스였다. 이들은 초대형 AI TV를 행사장 전면에 배치하며 '더 크게'를 강조했다. TCL은 TV 제품군을 부스 중앙에 넓고 크게 배치했다. 올해 초 'CES 2024'에서 세계 최대 크기라고 자랑했던 115인치 퀀텀닷(QD) 미니 LED TV를 다시 한번 전면에 내세웠다.
하이센스도 멀지 않은 곳에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했고 전시관 입구에 163·136인치 마이크로 LED를 전시했다. 로봇 비서 '할리(harley)'도 선보였지만 삼성전자 로봇 집사 '볼리'나 LG전자의 'Q9'보다 성능은 뒤처져 보였다. 명령어에 따라 제자리를 돌거나,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모습만 보여줬다. 중국 대표 가전 기업 하이얼은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홈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IFA에서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이 "눈여겨보고 있다"고 언급했던 기업이다. 하이얼은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냉장고 등 가전이 어떻게 스마트 홈을 이루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가 해가 갈수록 무섭게 한국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한국 가전제품을 베끼고 있다는 지적은 이번에도 나왔다. 실제로 TCL과 하이센스의 세탁건조기 제품은 먼저 출시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와 매우 유사했으며, 로봇 비서 할리의 외관은 Q9을 떠올리게 했다.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에서 이동형 AI 홈 허브를 선보였다. 사진은 LG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AI 홈 허브 Q9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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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전시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IFA 2023 때보다 부스 규모를 키웠다고 한다. 중국 업체들의 공통된 목표는 '더 납작한' 로봇청소기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가구 아래 틈 등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청소하기 위해서다. '시장 선두' 로보락의 큐레보 에지는 높이 8.2㎝로 설계했는데 업계에서 가장 얇은 제품이라는 게 로보락의 설명이다.
독일 기업들은 친환경과 고효율을 내세웠다. 보쉬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자사 제품을 사용하면 탄소발자국(제품을 생산·유통·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밀레 관계자는 이번 IFA에서 처음 선보인 세탁기·의류건조기 신제품이 유럽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보다 10~20%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을 달성한다고 소개했다. 밀레를 포함한 대다수 독일계 가전 기업은 '쿠킹쇼'를 통해 주방용품을 선전하면서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후각을 사로잡았다.
[베를린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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