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드래건 드론'이 투하한 테르밋에 러시아 본토 숲이 불타고 있다. 알루미늄과 산화 철이 혼합된 특수 금속인 테르밋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코르네그룹 텔레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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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영토에서 연일 공방을 벌이면서도 종전 협상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점점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점령지에 2000도가 넘는 쇳물을 투하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잡으면 대부분 사살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와 쿠르스크 원전이 위험하다는 보고도 잇달아 나온 상황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는 삼림 지역에 불꽃처럼 보이는 물질을 드론으로 퍼붓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입에서 불을 내뿜는 용과 닮았다는 이 무기는 '드래건 드론'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투하하는 물질은 알루미늄과 산화 철이 혼합된 특수 금속 '테르밋'을 녹인 물질이다.
테르밋은 최고 2200도에서 불탄다. 1890년대 독일의 한 화학자가 발명했으며, 당시에는 기차 철로를 용접하는 데 쓰였다. 금속을 포함해 거의 모든 물질을 불태울 수 있기 때문에 무기로 사용되면 사실상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인체에도 치명적이다.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병력에 직접 타격을 입히거나 러시아군이 숨을 수 있는 나무나 숲을 없애기 위해 드래건 드론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다만 물리적인 타격보다는 공포를 유발하는 전술로 보인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60기계화여단은 SNS에 "(테르밋을 투하하는) 드론은 어떤 무기도 달성할 수 없는 정확도로 적의 위치를 불태우며 적군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적었다.
러시아도 비인간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CNN이 입수해 지난 6일 보도한 드론 영상을 보면,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동부 포크로우스크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3명은 참호가 점령당하자 두 손을 머리에 올린 채 무릎을 꿇고 항복했지만 곧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CNN은 러시아군이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을 즉결 처형하는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처형 방식"이라며 "올해 들어 이 같은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 토레츠크에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지하 벙커 밖으로 나온 우크라이나군 3명이 러시아군의 총격에 살해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CNN은 지난해 11월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처형 사례 목록 15건을 제공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2022년 2월 개전 이후 발생한 우크라이나 군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즉결 처형 사건으로 최소 28건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지만 이탈리아가 지원한 무기를 러시아 본토에 사용해도 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멜로니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하고 평화 회담의 필요성이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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