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자원개발사업 영업이익 추이/그래픽=김현정 |
SK이노베이션이 말레이시아에서 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 전기차 시장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 등으로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가스와 같은 전통적 캐시카우 사업에 보다 힘을 준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자원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은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사라왁주(州) 해상에 있는 '케타푸 광구'를 낙찰받은 뒤 현지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와 생산물분배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SK어스온이 광구 운영권과 지분 85%를 갖고, 나머지 지분은 현지 석유개발회사 PSEP가 보유하는 게 핵심이다.
SK어스온은 내년부터 케타푸 광구와 그 인근에 위치한 SK427 광구를 연계해 탐사에 나선다. 개발 타당성 검증과 개발 단계 등을 감안하면 오는 2031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SK어스온 관계자는 "남중국해 17/03 광구(매장량 약 5000만 배럴) 보다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40여년간 축적해온 기술과 역량을 앞세워 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SK어스온은 페루,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석유·가스 자원 개발 성과를 내는 중이다. 현재 8개국 10개 광구, 3개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일 평균 약 5만7000 배럴(석유환산기준)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한다. 오는 11월 SK E&S와 합병이 마무리될 경우 석유, LNG 자원개발 사업에 보다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올 상반기 SK이노베이션 에너지 자원개발사업은 영업이익 2965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5789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캐즘의 직격탄을 맞아 8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시현한 상황에서 버팀목이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같은 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게 유력하다. SK온의 실적 회복 시점이 내년 이후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개발사업 외에도 석유(올 상반기 영업이익 약 7300억원), 윤활유(약 3700억원), 화학(약 2200억원) 등 전통적 캐시카우들이 실적을 이끌어 갈 수밖에 없다. 합병을 앞둔 SK E&S의 경우 LNG 통합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연간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보장하는 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SK온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 그룹의 역량을 쏟아 붓는 분위기"라며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당장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사업 우선 조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