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배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다. 박윤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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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구슬땀을 흘리며 배 수확 작업이 한창인 양 모(55)씨는 “이 곳 과수원에서 수확한 배는 최상급으로 평가 받고 있다”며 “배 하나를 따도 꼭지가 상하지 않게 정성을 다 한다”고 했다.
◆ “신선도 유지 관건”…산지 수확 24시간 안에 소비자에 전달
추석을 앞두고 배 주산지를 찾은 기자는 농부들이 갓 따낸 배를 한 입 베어 먹어봤다. 아삭한 식감과 풍부한 과즙, 높은 당도가 입안 가득 퍼졌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맞다.
이날 오전부터 농부들이 따낸 배는 팔레트(수확 상자)에 담겨 대기 중인 5t 트럭에 차곡차곡 쌓였다. 배를 한 가득 실은 트럭은 배 밭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선별장으로 이동했다. 선별장에 도착한 배는 곧바로 지게차에 실려 작업장으로 옮겨졌다.
작업자들이 배 꼭지를 수작업으로 따고 있다. 박윤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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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에는 이미 40여 명의 작업자들이 배 꼭지 선별 작업이 한창이었다. 꼭지를 제거한 배는 곧바로 당도선별대로 이동했다. 배가 당도선별대를 통과할 때마다 ‘당도’, ‘갈변 상태’, ‘중량’ 등이 수치로 표시됐다. 배의 외관과 중량으로 상품성이 확인되면 레이저를 통해 당도가 측정된다. 이어 사람의 눈을 거쳐 ‘합격’ 판정을 받으면 최종적으로 상품 등급이 결정된다.
배 밭에서 작업장에 도착한 배가 선별 작업을 거쳐 포장까지 완료하는 시간은 불과 2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 박스에 담긴 배는 곧바로 5t 트럭에 실려 이마트가 운영하는 전국 3곳의 물류센터로 향했다. 물류센터에 도착한 배는 마지막으로 재검수 작업을 거쳐 다음날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선보인다. 산지에서 수확한 배가 24시간 이내에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는 셈이다.
◆ 할아버지 때부터 3대가 배농장 운영…25년째 계약재배로 농사에만 전념
“올해는 농사가 정말 잘 됐어요. 처서(處暑)가 지나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배 당도도 높아 올 추석엔 맛있는 배를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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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농가로 3대째 배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하나배영농조합법인 김기태 대표(35)는 자신이 키운 배를 들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 씨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다시 농대에 진학했다. 이때부터 힉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배 농사와 관련 사업을 연구했다.
올해로 7년째 농장을 운영 중인 김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묘목 관리다. 배나무는 100년까지 자랄 수 있지만 60년이 넘어가면 열매의 당도가 떨어질 수 있어 50년 주기로 관리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골고루 햇살을 쬘 수 있도록 잎과 가지를 쳐주고 수로관을 설치해 일교차를 크게 해야 당도를 높일 수 있다.
김 씨 농장에서 당일 생산된 이마트 ‘GAP인증 100년 배’ 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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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매년 새로운 가지를 쳐주고 솎아주는 정성을 쏟아야 좋은 배를 수확할 수 있다”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노하우와 신기술을 접목해 전국 최고의 배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배영농조합법인은 햇수로 25년째 이마트와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법인은 산지에서 안정적으로 배 농사에 전념할 수 있고, 이마트는 고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다. 김 대표가 생산하는 상위 40%의 고품질 배는 전량 이마트로 보내진다.
이날 산지에서 출하를 앞둔 ‘GAP인증 100년 배’ 작황 상태를 체크한 이마트 권병훈 배 바이어는 “이곳에서 선별된 배 세트는 이마트 선별장으로 보낸 뒤 곧바로 2차 검수 작업을 거쳐 전국 이마트로 보내진다”며 “산지 수확에서 포장 검수, 판매가 24시간 안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가 선별작업장에서 검수작업을 마친 배의 신선도와 외관 등을 체크하고 있다. 박윤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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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올해 이른 추석을 앞두고 고품질 배 물량을 확대해 ‘GAP인증 100년 배’ 세트(6.5kg, 7~9입)를 전년 추석보다 약 25% 증량했다. 김 대표 농가를 비롯해 우수생산자들로 구성된 천안원예농협의 고품질 배도 추가 확보했다. 천안원예농협은 지역 농가에서 엄선한 우수한 품질의 배를 취급, 관리한다.
권 바이어는 “이른 추석에 대비해 배 꽃이 피는 지난 4월부터 우수 협력사를 찾아 고품질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면서 “이마트가 전국에서 선별한 배는 매년 명절 선물로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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