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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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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방송사업자 간 갈등 격화…이번엔 '무료 VOD'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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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장 전반 매출 감소세…지상파·케이블·IPTV·PP 등 서로 '대립각'

최근에는 케이블TV '지상파 무료 VOD' 발단으로 케이블-지상파 간 공방

홈쇼핑 송출수수료, 콘텐츠 대가산정 등 여러 갈등 산적했지만

경영 상황 모두 어려운 상황서 서로간 양보는 '난망'

아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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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케이블TV·인터넷(IP)TV 등 방송사업자들 간의 갈등이 다방면으로 격화되고 있다. 방송사업 전반의 위축 속 대다수 개별 사업자들도 실적에 타격을 입으면서, 매출과 직결된 사안에 대한 의견 대립이 심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일부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무료 주문형비디오(SVOD)'를 지난 3일부로 일제히 유료화한 것에 대해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지상파TV 채널들을 대변하는 단체다. 방송협회는 "일부 케이블 사업자의 SVOD 서비스 강제 중단은 미디어 시장에서 근절돼야 한다"며 "LG헬로비전 등 해당 방송 사업자에게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LG헬로비전과 HCN 등 케이블 사업자들은 지난 3일부터 지상파 VOD 서비스를 전면 유료화했다. 기존 케이블TV에서는 지상파 채널의 VOD가 방송 후 3주 후 무료로 전환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이를 위해 케이블TV는 지상파TV에 콘텐츠 이용료 등 각종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케이블TV 사업자의 지상파 채널 대상 콘텐츠 지불료는 2022년 기준 수신료 대비 86.7%에 이른다. 지상파 VOD 이용료 역시 이와 연계해 논의한다.

케이블TV는 그간 VOD에 광고를 붙여 수익화를 시도했지만, 지상파 VOD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면서 무료 제공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VOD 가입자는 약 3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VOD 매출액도 2017년 1608억원에서 2021년 기준 93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이번 조치에 방송협회는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새로운 콘텐츠 계약 체결 협상이 진행 중인데, 사전 협의 없이 무료 VOD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VOD 서비스가 시청자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에서 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지상파 채널과 케이블TV 간 갈등은 방송사업자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기존에도 지상파 VOD 서비스를 케이블TV에서 무료 제공했고,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여기에 광고를 더해 자체 수익 창출에 나서 왔다. 하지만 케이블TV 업계의 상황이 날로 어려워지는 데다가, 지상파 VOD 수요도 급격히 줄면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년 방송시장경쟁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TV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영업이익은 2018년 대비 2022년 약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2.6%에서 1.2%까지 줄었다.

그러나 상황이 어려운 것은 지상파와 IPTV, 방송채널사업자(PP) 등 방송사업자 전반이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전체 방송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4.7% 감소한 18조9734억원에 그친 가운데 IPTV를 제외하면 지상파, MSO, PP 등의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IPTV 역시 매출 증가폭이 예전에 비하면 큰 폭으로 둔화된 상태다.

앞으로도 방송사업자 간 갈등의 불씨는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케이블·IPTV와 홈쇼핑PP 간 송출수수료 협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난항을 겪고 있다. SO와 PP 간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마련도 과학기술정통부 주도로 올 초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 중이지만 사업자 간 입장 차가 현격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두 돈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먼저 양보하는 식으로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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