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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애타는 인질 가족, 미국에 ‘이스라엘 패싱’ 압박…하마스는 인질로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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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촉구 집회가 열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3일(현지시간)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라’는 손팻말이 떨어져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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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미국인 인질의 가족들이 미국 정부에 이스라엘을 건너뛰고 하마스와 직접 협상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리란 기대가 낮아지자 미국에 직접 행동을 종용한 것이다. 하마스는 사흘째 인질 영상을 공개하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5일(현지시간) 미 NBC에 따르면 미국인 인질의 가족들은 최근 백악관에 이스라엘을 포함하지 않고 하마스와 협상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이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가족들은 지난 1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의견을 전달했다. 이날은 가자지구에서 인질 6명이 살해된 채 발견된 다음 날이었다.

인질 가족들이 정부에 이러한 요구를 한 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와 합의하지 않으리란 믿음이 가족과 정부 관계자 사이에 퍼졌기 때문이라고 전해졌다. 하마스가 붙들고 있는 인질 중 미국인은 4명이며, 미 당국은 이들이 살아 있다고 본다고 NBC는 전했다. 숨진 것으로 추정된 미국인 인질 3인의 유해를 되찾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질 가족들에게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이 실제로 이스라엘을 이른바 ‘패싱’하고 하마스와 거래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된다. 소식통들은 ‘이스라엘을 포함한 협상이 최선의 접근 방식’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인질에 대한 대가로 하마스에 제공할 만한 것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그 안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이스라엘만이 제공할 수 있는 두 가지를 원한다. 가자지구 휴전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000명 석방”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에서도 인질 가족들이 나서 정부에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한 인질 가족은 4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하마스에 납치된 고령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기고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우리는 정부가 인질을 구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하리라고 확신했다. 아버지처럼 약한 사람들부터 말이다. 그런데 네타냐후 정부는 아이들을 구하지 않았고 84세 노인인 아버지를 구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신은 네타냐후를 비롯해 당신의 안전을 맡겼던 이들에 의해 가자지구 땅굴에 버려졌다. (그들이) 협상과 당신의 안전을 거부한 결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하마스는 4일도 살해된 인질 2명의 생전 영상을 공개했다. 하마스는 지난 2일부터 사흘 연속 인질 영상을 내보내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영상 속 인질들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취지로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하고, 이스라엘 국민에게는 시위하라고 촉구하는 식의 유사한 발언을 했다. 아울러 억류 생활의 고난,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지구 공격 비난,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도 표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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