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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4명 사망' 美조지아 고교 총격범은 14세…"성인으로 기소"(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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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팔래치 고교, 개학 한달만에 '비극'…9명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

"대피 훈련인 줄" "내 짝꿍이 범인"…바이든은 '총기규제 강화' 호소

뉴스1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州) 배로 카운티 윈더 마을의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구조대원이 출동한 모습이다. 이 사건으로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2024.09.04 ⓒ AFP=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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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김예슬 조소영 기자 = 미국 조지아주(州)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4명이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이 학교에 재학하는 14세 소년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수사 당국은 소년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성인과 동일하게 기소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주정부에 지원을 약속했고 민주·공화 양당 대선후보들도 한목소리로 희생자를 애도했다.

로이터·AFP 통신과 CNN 방송에 따르면 조지아주 수사국은 4일(현지시간)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배로 카운티 윈더 마을에 있는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격으로 지금까지 학생 2명과 교사 2명이 숨지고 모두 9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크리스 호시 수사국장은 이 학교의 학생인 콜트 그레이(14·남)를 총격 용의자로 체포해 구금하고 있다며 "살인 혐의로 기소돼 성인과 동등하게 법정에 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호시 수사국장은 용의자가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 정보도 함구했다.

주드 스미스 배로 카운티 보안관은 애팔래치 고등학교에 배치된 보안관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총격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신속하게 용의자를 제압했다고 밝혔다. 스미스 보안관은 "총격범은 총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보안관이 쏜 총에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면서 "그는 바닥에 엎드렸고 보안관이 그를 연행했다"고 말했다.

처음 총성이 들렸을 때만 해도 학생들은 총격 대피 훈련인 줄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학교 재학생인 알렉산드라 로메오는 이날 AFP와의 인터뷰에서 "선생님이 훈련 이메일을 받지 못했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다들 훈련인 줄 알았다"며 실제 상황이란 걸 알게 되자 "모두가 서로를 껴안은 채 울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스테파니 폴거는 "총성에 당황한 학생들이 서둘러 화장실과 옷장으로 피신했다"며 "내가 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섭다"고 토로했다.

학생 리엘라 사야라스는 이날 CNN에 총격 직전 있었던 수학 시간 용의자가 자신의 옆자리에 앉았다며 오전 9시 45분쯤 수학 수업이 일찍 끝났지만, 화장실 이용권을 가져가지 않은 채 교실 밖으로 나가 그가 조퇴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용의자는 이내 총기를 들고 옆 교실에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했다. 사야라스는 "우리가 있던 교실 문은 잠긴 상태였지만 (용의자가) 이를 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총격) 계획을 미리 세워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조지아의 주도 애틀랜타에서 북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애팔래치 고등학교에는 학생 약 1900명이 다니고 있다. 이번 총격은 지난달 1일 개학한 지 약 한 달 만에 발생한 것이다. 학교 당국은 총격 직후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 총격 사고로 학교가 봉쇄됐다고 알렸다. 용의자 체포로 모든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나서야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재회할 수 있었다. 학교 운동장에 모인 학생과 학부모는 서로의 팔을 붙잡고 길게 원을 그리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총격 사건에 대해 보고 받았다며 연방정부는 조지아주 정부와 계속해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분별한 총기 폭력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국의 학생들은 읽고 쓰는 법 대신 피하고 숨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이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야당인 공화당을 상대로 민주당과 협력해 총기 안전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유세를 벌이던 도중 이번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매일 부모들이 자녀가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하며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는 "이번 사건은 무의미한 비극"이라며 "우리는 이 나라에서 총기 폭력의 전염병을 완전히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조지아주 윈더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의 희생자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소중한 아이들은 병들고 정신 나간 괴물에 의해 너무 빨리 우리 곁을 떠났다"고 적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총기 규제 필요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뉴스1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윈더의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사진은 저그 태번 공원에서 열린 추모 기도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2024.09.04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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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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