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카라=신화/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이 4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고위급 전략 협력위원회 첫 회의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4.0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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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튀르키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무역,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양국 관계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즉각 정전도 함께 촉구했다.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를 방문한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와 이집트는 윈윈 접근 방식으로 양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엘시시 대통령은 12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방문을 위해 이날 오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은 이집트와 튀르키예가 10년 이상 적대 관계를 유지한 후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집트 대통령실의 성명에 따르면, 같은 기자회견에서 엘시시 대통령은 자신의 방문이 두 나라 간의 협력과 통합의 "새로운 단계"로 가는 길을 열 것이라고 희망을 표명했다.
엘시시 대통령의 방문 중 엘시시와 에르도안은 고위급 전략 협력 위원회의 첫 회의에서 공동 의장을 맡았고, 그 후 양국 장관들이 일련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향후 5년 동안 양국의 무역 규모를 150억달러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하면서, 양국이 무역, 국방, 보건, 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 정전과 인도적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입장은 (정전을 중개하는) 이집트와 공통"의 입장이라며 양국의 협력 강화를 확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서 "대량의 폭탄을 떨어뜨려도 저항은 깨뜨릴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스라엘과 그 지지자의 책임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기아로 죽고 있다"고 규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팔레스타인 동포의 인도적 비극과 지역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집트와 튀르키예는 2013년 7월 모하메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축출되고, 이후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무슬림형제단의 이집트 내 활동이 전면 금지되면서 양국이 서로의 대사를 추방하는 등 지난 10년 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무슬림형제단은 2011년 이집트 민주화 운동 당시 정당을 결성했고 이듬해 모하메드 무르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정권을 잡았다.
튀르키에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를 포함한 이 지역의 한때 적이었던 국가들과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시작한 2020년에 오랫동안 동결됐던 튀르키에-이집트 양국 관계가 회복될 조짐이 보였다.
지난해에는 튀르키예와 이집트가 상호 대사를 재임명했다. 올 2월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이집트를 방문해 튀르키예와 소원해진 지역 라이벌 간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데 또 하나의 진전을 거뒀다.
분석가들은 엘시시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을 양측의 화해 노력에 대한 새로운 추진력으로 여기며, 역내 두 강대국이 화해를 통해 전면적인 정상화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아랍 싱크탱크의 한 전문가는 신화통신에 "엘시시의 앙카라 방문은 양자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신뢰의 표시"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가자 지구 갈등과 같은 지역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이집트와 튀르키예의 두 지역 강대국 간 협력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튀르키예의 오이툰 오르한 중동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튀르키예와 이집트가 가자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튀르키예는 이집트 당국과 협력해 가자 지구를 지원해 왔다"고 언급했다.
오르한 수석연구원은 또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협력이 리비아, 수단 등 지역의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 안정과 평화를 증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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