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6 (월)

소방관보다 먼저…"지하주차장 불났다" 말듣자 달려간 이웃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회의차 모인 입주민들, 곧장 지하주차장 달려가

소방 도착 전 빠르게 초기 화재 진압 나서

아시아경제

A씨가 해당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는 입주민으로 보이는 남성 3명이 소화기를 들고 불에 타고 있는 차량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인천 계양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입주민들의 빠른 대처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인천 지하 주차장 차량 화재의 또 다른 진실, 많이 알려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기사는 간단하게 났지만, 여기에 꼭 알리고 싶은 진실이 하나 있어서 글을 올린다"라며 "이날 불을 끈 건 출동한 소방관이 아니었다. 바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진실은 우리 아파트 세 영웅 모습이다"고 적었다.

A씨가 해당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입주민으로 보이는 남성 3명이 소화기를 들고 불에 타고 있는 차량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아파트가) 지하와 지상 아파트가 연결된 구조는 아니어서 각 세대에 피해는 적지만, 반대로 환기가 잘 안 되는 구조고 심지어 화재가 발생한 차량이 있는 곳은 진·출입로로부터 먼, 지하 2층 가장 안쪽에 있는 위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옆이 비상계단이라 해도 불길이 번지면 유독가스의 통로가 될 수 있어 대피가 쉽지 않은 위험천만한 상황인데, 저분들은 화재 소식을 듣자마자 물불 안 가리고 본능적으로 쫓아갔다"고 덧붙였다. 이어 A씨는 "저분들(입주민)이 초기진압을 한 뒤 연기가 자욱할 즈음에야 소방서에서 도착했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 7월 31일 오후 7시 32분쯤 발생한 이 화재는 소방 당국이 장비 20대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20여 분 만에 불을 끈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방대원보다도 빠르게 주민들이 화재 진압에 나선 것이다. 주민들의 빠른 대처에 대해 A씨는 "외출한다고 내려가던 주민이 일찍 발견해서 채팅방에 올린 게 신의 한 수였고, 회의한다고 모여있던 입주자대표회의 동대표들이 보고 달려간 게 엄청난 타이밍이었다"며 "몸 사리지 않고 쫓아가서 불을 끈 3명의 희생 없이 소방서에서 다 한 것처럼 나와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최근 인천 계양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입주민들의 빠른대처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인천 지하 주차장 차량 화재의 또 다른 진실, 많이 알려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화재 진압에 나선 이들 중 2명은 그 후유증으로 병원 신세까지 졌다. A씨는 "세 분 중 두 분은 주말 동안 호흡에 어려움이 있고 목에 이물감이 있어서 병원 진료를 받았다"며 "후유증 없이 잘 넘어가면 좋겠지만, 저 차에서 나온 온갖 유해 물질이 어떤 영향을 줄지도 모르는데 공적까지 사라지는 건 내 일이 아니라도 그냥 보고 있을 순 없었다"고 글을 올린 취지를 밝혔다.

한편, 화재의 최초 발화는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SUV 차량에서 발생했다. 당시 화재 영상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면 운행을 마친 차주는 주차 후 자리를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SUV 차량 보닛 하부에서 불꽃이 떨어지더니 불은 삽시간에 엔진룸 전체로 확산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