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윤리위, 노르웨이 재무부에 권고 서한
로이터 "미국 방산업체들 주시 가능성"
가자지구 인근을 비행하는 이스라엘 공군 F-15 전투기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가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의 이스라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NBIM 윤리위원회는 최근 확대된 비윤리적 기업활동에 대한 정의를 요약한 서한을 지난달 30일 노르웨이 재무부에 보냈다.
윤리위는 이미 한 개 회사가 새 윤리지침에 따른 투자 회수 대상으로 지목됐다면서 "(확대된) 윤리지침이 이미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들에 더해 몇몇 회사를 추가로 제외할 근거를 제공한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윤리위는 투자 철회가 필요한 기업의 숫자나 이름을 서한에 명시하지는 않았다.
최종 결정권은 펀드를 운영하는 노르웨이 중앙은행 이사회에 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이사회는 NBIM 윤리위의 권고에 따라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기도 하지만 항상 그렇게 하지는 않으며, 기업 측에 시정을 요구할 때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운용자산 규모가 1조7천억달러(약 2천280조원)에 이르는 NBIM은 전 세계 상장사 지분의 1.5%를 보유한 금융시장의 큰 손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투자 결정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이른바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투자를 선도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NBIM 윤리위는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래 투자가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나는 기업이 있는지 조사해 왔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생긴 구덩이 주변에 둘러앉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 |
로이터는 NBIM 윤리위가 노르웨이 재무부에 보낸 서한에 "투자 제외 대상 기업의 범위가 새 정책에 따라 "다소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NBIM 윤리위가 미국 방위산업체인 RTX와 제너럴 다이내믹스,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을 주시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들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사용한 무기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선 4만1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이 중 일부는 하마스 무장대원이지만 대다수는 폭격에 휘말린 여성과 미성년자들이라고 한다.
NBIM이 투자 중인 이스라엘 기업들도 적지 않다.
로이터는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NBIM이 부동산과 은행업, 에너지, 통신 등 사업을 하는 77개 이스라엘 기업에 14억1천만 달러(약 1조9천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전했다.
NBIM 윤리위의 이번 움직임에는 올해 7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이 불법이라고 판단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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