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사전문가, 필리핀 겨냥한 메시지 담긴 것으로 분석
홍콩 매체 "中, 필리핀과 달리 베트남에는 절제된 대응"
잔장항에 집결한 중국-싱가포르 함정 |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필리핀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와 합동 해군 군사훈련에 나서 필리핀에 모종의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지난 1일 광둥성 잔장시 군항에서 개막식을 갖고 '중국·싱가포르 협력-2024'로 명명된 합동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이번 훈련에는 중국 프리깃함 싼야, 기뢰제거함(소해함) 허젠, 싱가포르 해군 프리깃함 RSS 스톨와트(Stalwart) 등이 투입돼 오는 5일까지 합동 대함 타격, 해상 보급, 합동 수색 및 구조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번 훈련은 양국 해군이 개최하는 3번째 합동 군사훈련으로, 그동안은 중국이 싱가포르에 함정 편대를 파견해서 진행된 바 있다.
중국이 양국 훈련에 소해함을 파견한 것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훈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알려졌다. 중국 해군은 합동 훈련 목적이 양국 간 합동훈련의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국의 군사 협력에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필리핀에 주는 모종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에 "남중국해의 긴장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국가, 특히 필리핀과의 군사 교류 협력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유권 분쟁이 없다면 필리핀과의 협력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지만 싱가포르와는 특별한 갈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필리핀과는 최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에서 2주일 새 4번이나 충돌하는 등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베트남과도 인공섬 조성 등을 두고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지만, 최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필리핀에 대한 대응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전문가들을 인용, 중국과 베트남과의 정치적 관계, 베트남의 신중한 접근방식, 필리핀과 미국의 동맹 등을 여러 요인을 고려해 중국이 베트남에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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