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타냐후에 "휴전노력 불충분"…영국은 이스라엘 무기수출 일부 중단
인질사망에 이스라엘서 연이틀 반전 시위…네타냐후, 필라델피 회랑 점령 고수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청사 앞에서 가자전쟁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2024.09.0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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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강민경 이창규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해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휴전협상을 타결하라는 국내외 압박에 직면했지만, 이집트와 연결된 가자지구 최남단 '필라델피 회랑'을 계속 점령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휴전협상 최대 난관으로 부상했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군 병력 주둔 문제를 놓고 네타냐후 총리가 타협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 하마스는 피랍 인질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협상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하마스 피랍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휴전 당사자 간 이견을 좁힌다는 의미의 '가교 제안'을 추가로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달 카타르 도하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휴전회담이 모두 빈손으로 끝나자 이스라엘에 강한 어조로 태도 변화를 요구한 셈이다.
영국은 국제법 위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허가 일부를 중지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의회에 출석해 자국이 이스라엘에 수출한 무기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인명피해를 낳았다는 하원 보고를 받았다며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 허가 350건 중 30건을 즉각 중단시킨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총선에서 정권 교체에 성공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이스라엘 수출 무기의 국제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왔다. 다만 래미 장관은 이번 무기 수출 중단 결정이 국제법 위반 여부에 대한 정부의 최종 판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연이틀 휴전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인질 가운데 6명이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 땅굴에서 하마스에 의해 살해된 채 당시 구출 작전을 단행한 이스라엘군에 의해 발견되자 이스라엘 내 반전 여론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지난 1일에 이어 이날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청사와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 앞에 수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밤새 휴전을 통한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갔다.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무기 밀반입을 막기 위해 필라델피 회랑을 계속 점령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악의 축(이란과 그 대리세력 하마스)이 필라델피를 필요로 한다"며 "우리가 그곳에 주둔한다는 사실은 영구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군이 이 회랑에서 철군하게 되면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인해 다시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휴전 및 인질 석방과 관련해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의식한 듯 "나보다 더 헌신적인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 누구도 나에게 설교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길이 14㎞짜리 필라델피 회랑은 이집트와 국경을 마주해 이스라엘이 직접 통제하지 않는 가자지구 내 유일한 육상로였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이곳을 점령하면서 회랑 지하에 설치된 땅굴을 통해 이집트로부터 하마스의 무기가 밀수된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스라엘은 휴전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가자지구에 일부 병력을 남겨 필라델피 회랑을 통제하고 팔레스타인인 귀향자들을 검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도하 회담을 계기로 제의한 가교 제안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계속 군 병력을 주둔할 경우 피랍 인질의 생환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하마스 무장조직 에제딘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이날 "점령군(이스라엘군)이 구금 장소에 접근할 경우 인질 처리에 대한 새로운 지시가 내려졌다"며 "네타냐후가 협상 타결 대신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인질들이) 관 속에 갇힌 채 가족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사미 아부 주리 하마스 대변인도 "네타냐후 총리는 6명의 인질들을 죽였고 나머지 인질들도 죽이겠다고 결심했다"며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와 (휴전) 협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고 있다<자료사진>. 2024.07.25.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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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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