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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거지면 거지답게 사시길"…임대아파트 뒤집은 안내문,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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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한 공공임대주택에 붙은 안내문.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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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한 공공임대주택에 붙은 단지 내 흡연 자제 공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집 한 채 없이 이곳에 온 거지라면 거지답게 절약하고 살라"는 문구가 문제가 됐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한 공공임대주택에 자신을 자치회장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담배를 피우더라도 제발 아파트 단지 내 바닥에 버리지 마시라. 그 청소 용역비 돈을 LH에서 주느냐"며 "거지라면 거지답게 조금의 돈도 절약하고 아끼며 사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작성자 A씨는 대뜸 "솔직히 나는 돈 없고 집도 없는 거지다. 그래서 나라의 도움으로 이곳에 왔다"며 "나 외에 입주민분 모두는 돈 많고, 다른 곳에 집도 있고, 그래서 부자라서 이곳에 오셨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 모두를 위해 아니 나를 위해 다만 얼마만이라도 아파트 관리비를 절약하고자 애쓰고 있다"며 "이 글의 뜻은 '담배'다"라며 글 쓴 목적을 밝혔다.

A씨는 "담배를 피우고 아무 곳에나 버리면 누가 그 담배꽁초를 치우느냐. 청소 용역이다. 우리 아파트 청소 용역하시는 분이 몇 분인지 알고 있느냐"고 했다.

이어 "그 청소 용역비 돈을 LH에서 주느냐"며 "담배를 피우더라도 제발 아파트 단지 내 바닥에 버리지 마시고, 집 한 채 없이 이곳에 온 거지라면 거지답게 조금의 돈도 절약하고 아끼며 사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했고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나도 임대주택에 사는데 갑자기 거지 됐네", "어린 친구들이 보면 상처받을 듯", "집 없다고 거지냐", "천박한 공문" 등 의견과 "표현이 과격할 뿐 할 말을 정확히 했네", "담배꽁초 버리는 사람 수준에 맞춰 쓴 글", "충격 요법도 필요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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