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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네타냐후 물러나라"…이스라엘 70만명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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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인질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민이 현금을 만지작거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캐리커처 피켓을 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사법당국에서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을 풍자한 것이다. 2일에는 이스라엘 최대 노조인 히스타드루트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이스라엘 최대 공항인 벤구리온공항이 운영을 중단했고 은행과 병원, 버스업체들이 문을 닫았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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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이 발생한 지 11개월 만에 이스라엘 인질 6명이 결국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이스라엘이 충격에 휩싸였다. 시민 수십만 명이 정부를 비판하며 거리로 뛰쳐나왔고,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사망한 인질들 중 1명이 미국인으로 밝혀진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재차 휴전 타결을 압박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예루살렘,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이 발발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최소 70만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미국 CNN방송을 통해 밝혔다.

시민들은 정부에 인질 석방을 위해 휴전 협상에 적극 임할 것을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질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예루살렘에서 시위대는 총리 관저를 포위하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텔아비브에서는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정부의 전쟁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개전 이후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도 반(反)정부 시위에 동참했다. 히스타드루트는 이스라엘 경제의 주요 부문인 금융, 보건·의료, 항공업계가 2일 하루 동안 총파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르논 바르다비드 히스타드루트 위원장은 "우리는 협상 대신 시신만 돌려받고 있다"며 정부를 향해 인질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히스타드루트는 노조원이 80만명인 이스라엘 최대 노조로, 강력한 협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례 없는 규모의 시위가 가자전쟁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시위가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네타냐후 정권을 전복하고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는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미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하마스의 기습을 허용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네타냐후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특히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CNN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부상자를 홀로 남겨두면 안 된다고 배웠다. 이는 도덕적 수치"라며 "인질이 살아 있기를 바란다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 내각이 지난달 30일 필라델피 회랑에 군을 주둔하기로 결정할 때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미국도 휴전 압박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네타냐후가 휴전 및 인질 협상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인질 협상팀과의 회동에 앞서 "(최종 협상 타결이) 매우 근접했다고 믿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곧 가자 휴전과 관련해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에 '받아들이거나 거절하거나 양자택일(take it or leave it)'식 최종 합의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이스라엘에 대한 '조건부 원조'를 내걸고 이스라엘을 압박할 수 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뜻대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그는 전쟁 직전 이스라엘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를 촉발한 '사법 개혁' 당시에도 미국의 만류를 무시한 전례가 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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