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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추석상에 채소 빼고 고기 추가"…명절물가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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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 ‘히트플레이션’에 채소·과일 가격 급등

정부, 추석 앞두고 성수품·외식 35개 품목 물가조사

아시아투데이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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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충재 기자 = #1: "매년 추석마다 배추전을 부쳤는데, 올해에는 조금만 해야겠어요." 서울 은평구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이모씨(44세)는 "과일이나 채소코너에는 가격표 보기 무서워서 못가겠다"며 '세일' 표시가 붙은 소고기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씨는 다음주 추석 차례상에 올릴 장을 볼 때에는 전략적으로 채소·과일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2: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난 황모씨(50세)는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면 확실히 싸게 살 수 있다"며 "차례상 준비하기 전에 와봤는데, 명절 직전에 가족들이랑 다시 와서 제대로 장을 봐야겠다"고 했다. 그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재래시장에서 본 상품으로 추석 차례상을 차릴 예정이라고 했다.

추석 연휴를 2주 앞두고 사과, 배, 밤 등 20대 성수품 중 절반가량의 가격이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는 '2%대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폭염으로 일부 농식품 가격이 급등하는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이 작용하면서 추석 밥상물가가 불안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소·과일값 뛰고 육류는 하락…물가따라 추석상도 변화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사과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5622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22.7% 내린 반면, 배 10개당 소매가격은 7만6578원으로 159% 급등했다. 명절 장바구니 물가가 품목별로 널뛰기를 하면서 여건에 따라 추석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과 장마의 영향으로 작황 부진을 겪은 과일류와 채소류 가격이 요동쳤다.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6455원)은 1주일 만에 11.6% 내렸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2.0% 비싼 수준이다. 무 소매가격은 1개에 3718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8.7% 올랐다.

반면 축산물 가격은 상대적으로 크게 낮아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 기준 지난달 30일 1등급 한우 등심 가격은 ㎏당 8만8420원으로 1년 전보다 값이 2.2% 내렸다. 돼지고기 삼겹살도 ㎏에 2만5890원으로 1년 전보다 2.5% 싸졌다. 계란 소매가격은 특란 한 판에 6656원으로 1년 전보다 5.2% 뛰었다.

상품별 물가가 널뛰면서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도 조사기관 마다 크게 차이가 났다. 실제 한국물가협회는 지난달 22일 기준 4인 가족 추석 차례상을 전통시장에서 준비할 경우 드는 비용이 28만7100원으로 지난해 추석 성수기보다 9.1% 늘었다고 발표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달 26일 추석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30만2500원으로 지난해보다 2.1% 줄었다고 밝혔다.

◇정부 "명절 물가 잡아라"…추석까지 '일일조사' 실시
정부는 추석 밥상물가를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통계청은 추석물가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13일까지 추석 성수품을 중심으로 35개 품목의 물가를 매일 조사한다고 밝혔다.

일일조사 대상은 쇠고기·조기 등 농축수산물 23개, 밀가루·두부 등 가공식품 5개, 외식업 4개, 석유류 3개 품목이다. 성수품 수급 정책에 기초가 되는 물가동향을 신속하게 제공해 가격 변동을 잡겠다는 취지다.

통계청은 "정부는 총 35개 주요 품목의 일일물가를 방문과 온라인 방식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관계부처에 매일 제공할 예정"이라며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과 관련 물가정책 추진에 기초가 되는 가격동향을 신속하게 제공하고, 필요한 통계를 적기에 정확하게 생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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