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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전략적 인내 3.0' 되나…美 해리스 대북정책에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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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해리스 대북관…"김정은 폭군" 강경 성향

英 교수 "법조인 출신으로 옳고 그름에 초점"…바이든 답습 가능성 예상

美 디플로매트 "향후 4년 허송세월 할 듯…北 핵증강에 후회할 날 올 것"

제네바 합의 주역 갈루치 '정전협정→평화협정' 전환 등 '새로운 시각'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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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판세가 초박빙인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함께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달리 해리스 후보의 대북관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에 중임될 경우 북한과 톱다운 대화를 재개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외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해리스 후보는 최근 후보직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와는 친하게 지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2년 9월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을 때도 "우리는 북한의 잔인한 독재와 만연한 인권 탄압,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불법적 무기개발을 주시한다"고 말했다. 수락 연설 때 발언이 단지 트럼프를 겨냥한 정치적 수사가 아닌 셈이다.

티모 키비마키 영국 배스 대학 교수는 이와 관련해 지난 29일 미국 국제관계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NI) 기고문에서 해리스 후보가 법조인 출신인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해리스의 법률적 배경은 무엇이 현실적인지보다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고 말했다.

키비마키 교수는 북한 핵능력이 더 증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재 완화 등 외교교섭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언급하면서도 회의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현 바이든 정부의 비현실적 정책에 대한 의지와, 실용보다 원칙을 강조하는 해리스의 법률적 배경"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도 지난 12일 '해리스 행정부는 북한을 어떻게 다룰까' 제하의 기사에서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차기 미국 정부는 바이든 정부가 그랬듯 한반도 문제에선 향후 4년을 아무 결과물 없이 허송세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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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찾아 최근 개발한 무인기들의 타격시험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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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로매트는 차기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등 문제에 주로 관심을 맞추고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를 다시 낮춘다면, 북한의 꾸준한 핵 증강에 소극적으로 일관한 것을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니엘 디페트리스 시카고트리뷴 칼럼니스트 역시 지난 23일 NI 기고문에서 해리스 후보가 바이든의 대북정책을 답습할 것을 우려하며 대대적 전략 수정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 문제를 진전시키길 원한다면 북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2018년 남북군사합의 부활 같은 북한이 수용할 만한 정치·경제적 양보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 간 미국의 모든 대통령들은 대북정책에서 실패했다면서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솔직히 별로 언급할 내용도 없다"고 혹평했다. 아울러 "미친 짓의 정의는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도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며, 북한 정책에 있어서 미국은 계속 미쳐있는 상태였다"고 꼬집었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 대학 교수는 27일 NI 기고에서 해리스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면서도 현실을 직시하는 '새로운 시각'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이 핵탄두 50개를 보유하는 등 과거와 크게 달라진 현실을 새로운 접근법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해리스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종전협정) 전환으로 시작하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대북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행조치로서 이미 실효성이 사라진 대북제재를 종료하고, 불필요한 도발을 피하기 위해 한미군사연습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의 향배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대북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협력 체계는 지도자의 변경이 있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미국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우리 정부(이명박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면서 "미국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든 결국 우리의 의지가 중요한데 지금처럼 계속한다면 '전략적 인내 3.0'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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