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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폐식용유로 만든 혼합항공유 국내 첫 비행···2027년 도입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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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산업부, SAF 확산 전략]

1%만 섞어써도 年16만톤 탄소 절감

기체변경 없이 사용가능 '친환경 연료'

투자 인센티브 등으로 시장 선점 추진

가격은 비싸···운임인상 최소화도 병행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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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여객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연료가 처음으로 사용돼 운행을 개시했다. 폐식용유나 폐사료로 제조된 SAF는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정부는 이를 확대할 방침이다.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은 SAF 혼합유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국제항공 탄소 감축과 신산업 창출을 위한 ‘SAF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SAF는 동식물에서 유래한 바이오매스 및 대기 중 포집된 탄소 등을 기반으로 생산돼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다. 기존 항공유와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같아 항공기 개조 없이 기존 항공유와 섞어 사용할 수 있다. 항공유에 1%만 혼합해도 연 약 16만 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국내 승용차 5만 3000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에 해당한다. 2020년 노르웨이가 세계 최초로 도입했고, 프랑스는 2022년부터 국제선에 대해 1% 혼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일본 하네다행 대한항공에 SAF를 급유한 뒤 승객 운송에 나섰다. 지난해 SAF 혼합유를 급유한 국내 화물기가 6차례 시범 운항한 바 있으나 승객을 태운 여객기가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에서 20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 SAF 상용 운항으로 기록됐다. 이날 인천발 하네다행 항공편을 시작으로 티웨이항공(인천∼구마모토), 아시아나항공(인천∼하네다), 이스타항공(인천∼간사이), 제주항공(인천∼후쿠오카), 진에어(인천∼기타큐슈)가 올해 4분기까지 순차적으로 SAF 급유를 시작한다.

정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가 의무화하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의 SAF 1% 혼합 급유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SAF의 시세가 일반 항공유의 2∼3배 수준인 만큼 정부는 SAF 혼합 의무화가 항공 운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SAF를 사용하면 인천~하네다는 1000~2000원, 인천~파리는 약 6000원의 운임이 인상될 수 있다”며 “하지만 항공사가 SAF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배출권을 덜 사도 돼 실질적인 비용은 더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운임 인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항공사의 공항 시설 사용료 인하, SAF 이용 승객에 대한 마일리지 적립 등을 검토 중이다. 또 운수권 배분 시 항공사별 점수를 매기는 과정에서 SAF 비용의 운임 전가 정도를 반영하는 방안 등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글로벌 SAF 시장도 선점할 계획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2022년 24만 톤에서 2030년 1834만 톤으로 70배에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국내 기업의 SAF 생산 공장 신설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의 SAF 생산공장 신설 투자 등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투자가 확정될 경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허가 절차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 국내외 기업과 한국석유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원료 확보·저장·유통 인프라 구축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정유사 3사(SK에너지·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부터 SAF 생산을 개시한 바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기후위기 대응과 항공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SAF 사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우리나라가 항공 분야 탄소 중립 선도 국가로서 위상을 확립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 역시 “글로벌 SAF 시장 선점을 위해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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