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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결혼하러 지방가는 女에 '550만원 지원금' 논란…"남녀차별" 日 비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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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도쿄에 사는 미혼 여성이 결혼을 위해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같은 정부의 발상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여성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경제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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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29일 아사히신문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미혼 여성의 결혼을 통한 지방 이주에 초점을 맞춘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제도는 도쿄에 사는 미혼 여성이 지방에서 열리는 집단 소개팅 등에 참여할 때 교통비를 보조하고, 아예 거주지를 옮길 경우엔 추가 지원금을 얹어줘 최대 60만엔(약 55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도 도쿄로 인구가 몰리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2019년부터 도쿄 23구에 거주하는 이들이 지방으로 이주해 취업이나 창업할 경우 최대 60만엔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용해왔다. 기존의 제도는 남녀 모두에게 적용됐지만, 새 제도는 미혼 여성이 결혼을 위해 지방으로 이주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내각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도쿄도 밖에 거주하는 15∼49세 미혼 남성은 약 1100만명인 데 비해 미혼 여성은 약 910만명으로 남녀 성비 불균형이 큰 상황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새 제도가 "여성의 지방 유입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정부의 제도 검토안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지방에서 젊은 여성이 유출되는 이유를 모르는 것인가", "여성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등 비판적 반응이 쏟아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실제 일본 누리꾼들은 일본 인터넷에 오른 관련 기사에 "남녀 차별이다", "60만엔의 지원금은 지방 이주 결혼의 동기가 못 된다", "지방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먼저다" 등의 의견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에서는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 인구 집중이 심화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의 ‘2023년 인구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도를 포함한 수도권 전입자는 전출자보다 12만6515명 많았다. 반면 일본 3대 도시권 가운데 도쿄권을 제외한 지방인 오사카·나고야권은 전출자가 전입자를 웃도는 전출 초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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