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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美해리스 인터뷰 D-1...공화당 바람대로 '약점' 노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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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메이트 월즈와 내일 CNN 합동 인터뷰

정책 검증 시험대...공화당은 "혼자 못하냐" 조롱

'폭망' 평가 받았던 2021년 NBC 인터뷰 언급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후 처음으로 언론과 심층 인터뷰에 나선다. 검사 출신다운 날카로운 질답으로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공화당의 바람대로 '폭망' 평가를 받았던 과거 한 인터뷰처럼 압박 속에서 약점을 노출할지 눈길이 쏠린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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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의 첫 합동 인터뷰는 동부시간으로 29일 밤 9시부터 CNN을 통해 방영된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30일 오전 10시부터다. CNN은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 주요 언론사와의 첫 '각본 없는' 인터뷰"라며 "다음 시험대"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그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예약한 후에도 계속 언론 인터뷰 일정은 잡지 않으면서 공화당측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과거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초반인 2021년 N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준비되지 않은 서툰 모습을 보였던 게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에 가본 적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간 적이 있다"고 했다가 진행자가 "간 적이 없다"고 하자, "취임 후 유럽에도 가지 않았다"고 답해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인터뷰는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즉각 유의미한 여파를 미쳤고 이후 그가 언론 노출을 꺼려온 배경으로도 지목된다. 폴리티코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이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주자로서 원고 없이 언론을 상대하며 자신의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해온 배경이 여기에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최근 공식 인터뷰는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참패를 해명하기 위해 나왔던 6월27일 CNN방송이 마지막이다.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의 약점을 드러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단독 인터뷰가 아니라 러닝메이트 월즈 주지사와 함께 인터뷰에 나선다는 점을 들어 공화당 일각에선 '베이비시터가 필요하냐' 등의 조롱도 나온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CNN인터뷰 일정이 확정된 후 성명을 통해 "기자들에게 39일 동안 숨어지낸 끝에 '합동' 인터뷰 자리에 앉을 용기를 냈다"며 "혼자서는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초 "해리스는 기자회견을 할 만큼 똑똑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주관사이자 친민주당 언론으로 분류되는 CNN은 과거 NBC와의 인터뷰에 대해 "해리스는 준비가 안 된 것처럼 보였었다"면서도 "(지금은) 해리스가 토론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시나리오가 반복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CBS 60분에서 진행된 인터뷰, 6월 말 CNN 인터뷰 등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모습은 그보다 훨씬 안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CNN은 공화당의 비판과 달리 대통령 후보가 러닝메이트와 함께 인터뷰에 나선 경우가 많았다고도 항변했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만 해도 2016년에 CBS 60분에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후보와 함께 출연했었다.

어떤 질문 나올까...악시오스가 꼽은 10가지 보니
이번 인터뷰에서는 인플레이션 등 경제문제부터 이민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의 관계 등까지 주요 현안들이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악시오스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던져질 핵심질문은 "이들 정책에 있어 바이든과 다른 점은 무엇이고, 부통령으로서 어떤 노력을 했느냐"가 될 것이라며 총 10가지 질문을 제시했다. 먼저 국내 정책 측면에서는 가격 급등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기준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인지, 부자 증세는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 것인지, 민주당이 지명한 대법관에도 임기 18년 후 사임을 요청할 것인지, 과거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반대했던 국경장벽과 관련한 정책 기조가 바뀐 이유는 무엇인지, 인플레이션 급등에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 등이다.

또한 대외정책 측면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침공할 경우 대만 방어 준비가 돼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항한 장기적 해결책은 무엇인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충분한 국방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고 보는지, 대통령으로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할 것인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및 장기탄도미사일 사용을 지지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포함됐다.

CNN은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지지층의 열광을 이끌어냈으나, 아직 그녀의 답변과 정책을 심도있게 확인할 수 있는 자리는 없었다는 점을 짚었다. 중산층 감세, 물가 안정, 주택 공급 확대 등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 수락 연설에서 제시했던 포부들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답변할 때가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CNN은 앞서 공개된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공약 중 가격 인상 규제를 비롯한 일부 내용은 민주당에 우호적인 경제학자들로부터도 비판 대상에 올랐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정책보다는 경쟁상대를 깎아내리는데 집중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식 전략과 차별화된 모습도 부각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 출신인 리언 파네타는 "자신이 믿는 이슈에 대해 말하면서 미국을 더 나은 길로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그저 광범위한 용어로 말하는 것인지, 실제 실행하고 싶은 구체적인 정책이 있는지 테스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신인 케이트 베딩필드는 "해리스가 이 기회를 이용해 자신이 누구를 위해 싸우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해리스 행정부의 모든 잠재적 정책에 대한 박사학위 시험이 아니다. 이런 생각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메시지 전달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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