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구호 활동 중 총격당해
WFP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공개한 피격 차량. WFP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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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인도주의 구호기관인 '세계식량계획(WFP)' 로고가 선명하게 표시돼 있는 차량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총격을 당했다. 방탄 차량이었기에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간) "WFP 차량이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검문소 인근에서 최소 10발의 총격을 받은 뒤, 해당 기구가 소속 구호 요원들의 이동을 중지시켰다"고 보도했다. 피격 차량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구호품을 실은 운송트럭을 '케렘샬롬'으로 불리는 남부 카람 아부 살렘 국경검문소까지 호위하던 차량 중 한 대였다.
WFP가 공개한 차량 사진에서는 운전석 창문에 난 총알 자국 여러 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WFP는 "미리 이스라엘 당국과 조율을 마쳤고 통과 허락을 얻었는데도, 차량들이 검문소 근처에 가까이 갔을 때 엄청난 사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신디 매케인 WFP 사무총장은 영국 BBC방송에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스라엘 당국과 갈등 당사자들은 가자지구 구호 활동 종사자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즉각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엔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즉각 공식 항의에 나섰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총격을 당한 차량에 'WFP 로고'가 또렷이 표시돼 있었다. 이 로고는 아마도 세계의 분쟁 지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로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영국과 스위스의 요청에 따라 29일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건 경위를 검토 중"이라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효과적인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인도주의 단체와의 협력과 보안을 개선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별도의 사과 표명은 하지 않았다.
WFP는 유엔의 주요 식량 구호 기구다. 주로 수개월간 기근으로 고통받는 지역에 식량을 분배하는 활동을 펼치며, 지난해 10월부터 전쟁이 계속되는 가자지구에서도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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