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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맥매스터 회고록 "文, 북한 김정은에게 핵은 '방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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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후세인 카다피 등과 김정은 비교

미측 인사들의 즉각적인 반발 사기도

올 초 김정은 "유사시 핵 무력 동원"

북 ICBM 발사 놓고도 한미 엇박자

사드 배치 놓고도 트럼프 격노하기도

"文, 싱가포르 회담에서 의도적 배제"

노컷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2~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24 코리아 피스 컨퍼런스'(Korea Peace Conference)에 영상 축사를 보냈다. 워싱턴=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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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은 방어를 위해 핵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3성 장군 출신의 맥매스터는 27일(현지시간) 공개한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나의 임무 수행'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을 핵을 포기한 뒤 축출됐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등과 비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은 즉각 미측 인사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이미 북한은 서울을 겨냥하고 있는 재래식 포를 보유하고 있는데 왜 추가로 핵이 필요하겠느냐"며 "우리는 김정은이 (방어적이 아니라) '공격적 목적'으로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올해 초 북한의 김정은은 "유사시 핵 무력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이 미국에 했던 주장과는 정반대의 발언이 김정은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맥매스터는 첫 정상회담부터 한미 양국이 대북 정책 방향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고도 했다.

한국측은 지속해서 북한과의 협상 전망을 강조하는 표현을 고수한 반면, 미국측은 비핵화가 북한에게 최선이라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제재 이행을 강조하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둘러싼 일화도 공개됐다.

첫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사흘만에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자 맥매스터는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우리(한국)는 아직 도발에 사용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는 데 준비가 안됐다"는 답을 들었다.

이에 맥매스터는 "당신이 ICBM이라고 부르지 못한다고 해서 그 미사일이 ICBM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잖느냐"고 따져물었다.

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한 데 대해 트럼프는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스스로 내게 해야겠다"며 격노한 일도 있었다.

이후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대해 "정식 배치를 하려면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하자 트럼프는 "환경영향평가는 시간 낭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한국에 "부동산업자 출신인 트럼프가 환경영향평가를 정말 싫어한다"는 경고도 했다고 전해졌다.

올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김정은과 총 3차례 만났고 그동안의 유세에서도 "김정은을 잘 안다.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발언해왔다.

하지만 맥매스터의 회고록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때 트럼프는 실제로는 북한의 핵 보유 움직임과 군사 도발과 관련해 상당히 강경한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대거 포함됐다.

다만 맥매스터는 "일관성은 트럼프의 강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조하다가도 김정은과의 '톱다운'식 대면 회담의 필요성을 꺼내면서 입장이 수시로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맥매스터의 회고록 내용은 트럼프 1기 행정부때의 다른 참모진이 썼던 정책집과도 일맥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을 지낸 모건 오테이거스는 지난 5월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가 발간한 정책집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미국 우선 접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김정은과의 개인적 외교는 미국우선주의 외교정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케이스 스터디'(사례 연구)"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대북 접근법과 관련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했으나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거부권을 그 어떤 나라에도 주지 않았다"며 "특히 미국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문 대통령이 원한 것보다 훨씬 더 강한 대북강경정책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테이거스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양보하려고 했기 때문에 미국은 문 대통령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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