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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시위에 인니 대통령 차남, 지방선거 출마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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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당선인 "끝없는 권력 갈증이 국가 해쳐" 조코위 '간접 비난'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선거법 개정 반대 시위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대학생들이 선거법 개정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선거법을 바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던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차남의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2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이날부터 오는 11월에 있을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선관위는 지난 25일 이번 선거 후보자 등록 규칙을 발표하며 주지사나 부주지사 후보가 되려면 후보자 등록 시점에 최소 연령이 30세가 되도록 하는 기존 규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국회도 후보자 등록일인 이날까지 선거법을 개정하지 않아 조코위 대통령 차남 카에상 팡아릅의 출마는 불가능하게 됐다.

카에상은 올해 말 30세가 되기 때문에 현행 선거법으로는 출마할 수 없다.

앞서 지난 5월 인도네시아 대법원은 선거법에서 말하는 연령은 후보자가 당선된 후 취임할 때 연령을 기준으로 한다며 올해 선거로 뽑히는 새 주지사는 내년에 취임하는 만큼 카에상도 출마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선거법을 관할하는 헌법재판소는 지난 20일 대법원 해석을 뒤집고 후보 등록일 기준 30세가 돼야 출마가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자 이번엔 국회가 선거법 개정 총대를 멨다. 조코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다수 정당은 대법원 해석대로 선거법상 연령 기준일을 취임일로 바꾸려고 시도했다.

이에 야당을 비롯해 대학생, 시민단체들은 지난 주말까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 24일 한 정당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권력에 대한 끝없는 갈증이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거나 해칠 것"이라며 조코위 대통령을 간접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국회도 선거법 개정을 포기했다.

인도네시아 국민이 들고일어난 것은 퇴임을 앞둔 조코위 대통령이 장남에 이어 차남까지도 선거법을 바꿔가면서 출마시키려 들어서다.

인도네시아 선거법은 대통령과 부통령 출마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한다.

하지만 헌재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사람은 연령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소원 청구를 인용해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이자 수라카르타 시장이던 30대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의 출마 길을 열어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코위 대통령 매제이자 기브란 고모부인 헌재 소장이 사건을 기피하지 않고 배석해 이해충돌 방지 위반으로 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런데도 기브란은 부통령 출마를 강행했고, 당선돼 취임을 앞두고 있다.

당시에도 대학생과 야당을 중심으로 조코위 대통령이 자기 정치 왕조 구축을 위해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를 악화한다는 비난이 거셌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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