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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나 혼자 살아도 빌라 말고 아파트 원해요"…쏠림 현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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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수 지난 3월 1000만 명 돌파
아파트 선호 현상 두드러져
전세사기 여파…아파트 매매 거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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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회와 함께 법안 발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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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이중삼 기자]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 수가 1000만 명(지난 3월 기준)을 넘어섰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변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가구당 구성원 수가 줄자, 비(非)아파트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아파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아파트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발표한 '8·8부동산대책'이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의 1인 가구는 1008만7777가구다. 우리나라 전체 2407만4820가구 중 41.9%를 차지한다. 이들은 지난 2022년만 해도 비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았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2년 전체 거주형태 중 41.0%가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에는 다중주택, 다가구주택이 포함된다. 그러나 통계청이 지난달 공개한 '2023 인구주택총조사결과'에서는 아파트에 역전 당했다. 아파트가 34.9%로 가장 높았고, 다가구단독주택(20.8%) 뒤를 이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2022년 255만4000가구에서 2023년 273만4000가구로 7.1%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다가구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160만6000가구에서 162만5000가구로 1.2%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사기 여파가 비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청년 1인 가구의 아파트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다며 아파트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청년 1인 가구의 비아파트·소형주택·월세주택 등 비율이 높지만, 아파트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아파트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독주택 거주자 다수는 아파트 이주를 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아파트 선호 현상은 주택유형별 매매 거래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6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31만751건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76.1%(23만6374건)에 달한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6년 이래(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비아파트 매매 거래비중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전국 단독주택 매매 거래량은 2만8297건으로 전체 거래의 9.1% 비중을, 빌라 매매 거래량은 4만6080건으로 14.8% 비중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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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의 아파트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어 향후 아파트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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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선호 현상 지속…정부안 실효성 미지수

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8·8부동산대책'에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핵심은 전세사기로 역풍을 맞은 빌라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것과 서울 아파트 쏠림 현상을 막는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제5차 부동산 시장·공급상황 점검 TF(태스크포스)'를 열고 대책에 대한 후속 입법 계획을 점검했다.

비아파트 관련해서는 '조세특례제한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 개정 사안에 대해 다음 달 국회와 함께 법안 발의를 추진한다. 또 전세사기를 우려하는 임차인을 위해 안심전세앱에서 임대인의 주택보유 건수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가 발표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대책을 보면 신축 빌라 등 비아파트를 매입 전·월세로 공급한다. 매입 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11만호 이상이다. 이 가운데 5만호는 최소 6년 임대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분양전환형이다. 서울의 경우 비아파트 공급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매입해 공급한다.

비아파트 구매자가 청약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청약 시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비아파트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전용면적은 60㎡ 이하에서 85㎡ 이하로, 공시가격은 수도권은 1억6000만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 지방은 1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올라간다. 이 외에도 임대인의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민간임대 활성화 대책과 신축 소형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기간을 기존 2025년 12월에서 2027년 12월까지 늘리는 방안 등도 내놨다.

업계에서는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불붙은 아파트 선호 현상을 잠재우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 전문가는 "비아파트 대책이 수요 분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현재 실수요가 빌라가 아닌, 아파트로 쏠린 상황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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