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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해리스 vs 트럼프…"미국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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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 투데이] 국가의 정의부터 다시 쓰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미국 대선후보 캠페인 전략 대결
영토주의 강조하는 트럼프, 국경 강화하고 기존 시민들 일자리 빼앗는 불법 체류자 대량 추방계획
이민자의 나라, 세계인에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최강국된 미국 재건하자는 해리스

[편집자주] 천조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팁 세금 폐지’ 관련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8.2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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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둔 가운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의 정체성을 두고 서로 다른 캠페인 대결을 펼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대선 캠페인이 전당대회와 여러 유세를 통해 '미국인이 되는 것의 의미'에 대한 매우 상이한 비전을 제시했고, 이는 국가에 가장 적합한 의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일단 트럼프와 해리스는 둘 다 이른바 '흙수저 출신'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각자의 아메리칸 드림을 제시하고자 했다.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JD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은 자신을 "가난한 켄터키 탄광 지대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면서 "가족적 뿌리는 여러 세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인도와 자메이카 이민자의 자녀"로 소개하면서 "그 중 한 명은 유방암을 치료하는 과학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온 억양이 있는 유색인종 여성"이었다고 강조했다.

WSJ는 밴스 후보에게 미국이 가진 위대함의 원천은 세대를 거쳐 조국과 연결된 사람들이 구축한 유대감이라고 정의했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해외로 떠나가는 일자리와 수입이 끊이지 않는 외국 노동력, 수입 에너지 및 무역 거래의 불합리성으로부터 방어해야 하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해리스의 미국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인종과 경제적 장애물을 극복하는 이민자들에 대한 서사시이다. 때문에 이민자나 기회의 땅에 정착한 선량한 시민들은 공동체 일원으로 거듭나기 전까지는 정부로부터 초기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트럼프는 해리스의 경제 계획을 소련식 통치의 한 형태로 비웃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해리스가 지도자로 나선 공산주의 집회로 묘사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해리스에게 최근에야 흑인 정체성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인도인이나 자메이칸이 자신을 대중에게 흑인으로 얘기하는 것은 사기라고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런 공격은 자당인 공화당에서도 비난을 받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 세라 롱웰은 "트럼프는 해리스를 '타자화'하려 하는데 그것은 그의 정체성과 가치관에서 그 자신을 이질적으로 보이게 만들려는 수작"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이런 분석에 대응한 것인지 실제로 전당대회를 통해 미국인이라는 것의 의미와 자신이 얼마나 독특한 미국인인지를 자라온 이야기를 서사하면서 극복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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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서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상식적인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08.2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시카고 AFP=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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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밴스는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이들을 범죄자로 묘사하면서 기존 미국인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사상 최대규모의 대량 추방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밴스는 이미 정착한 토박 미국인과 그들의 가치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밴스는 "미국이 새 이민자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우리의 조건에 따라 그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250년 전에서 250년 후의 미래까지 이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보존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반면 부모를 위한 광범위한 세금 감면과 신규 주택 구매자를 위한 지원, 소규모 사업주를 위한 자본 공여를 제안하면서 다시 기회의 땅을 재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모든 사람이 경쟁에 참여하고 성공할 기회의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 지지연설을 통해 "트럼프는 그를 지지하는 진짜 미국인과 그렇지 않은 외부인으로 분열돼 있다고 생각하기를 원한다"며 "더 나은 삶을 만들려는 대다수 미국인의 이야기를 만들다"고 주장했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도 "미국인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독점권이 있는 사람은 없다"며 트럼프의 편견을 지적했다.

트럼프 캠페인은 주로 미국에서 수세대에 걸쳐 나라를 만들었지만 최근 경쟁에서 뒤쳐진 이들에 힘입고 있다. 트럼프는 "근로자를 위한 대규모 세금 감면과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활시키겠다"며 "국가가 들어와서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우리 나라를 약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비전은 주로 영토적 완전성을 보호하는데 집중돼 있다. 국경을 보호하고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며 민주당 정부가 허용한 입국자들을 몰아내겠다는 논리다. 트럼프는 "공화당 플랫폼의 핵심은 이 국경 악몽을 종식시키고 미국의 신성하고 주권적인 국경을 완전히 회복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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