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가스 매장 추정 전략요충지…19·25일에도 '선박 대 선박' 충돌
사비나 암초 위치(빨간 점 아래쪽) |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이 26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에서 또다시 마찰을 빚었다.
스프래틀리군도 내 사비나암초(중국명 셴빈자오<仙賓礁>·필리핀명 에스코다암초) 인근 해역 한 곳에서만 일주일 사이 세 번째 충돌이다.
중국 해경은 이날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26일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필리핀이 4409호·4411호 해경선을 보내 중국 난사군도 셴빈자오 인근 해역에 불법 침입했고, 정상적으로 항행하는 중국 해경선에 지속해서 위험하게 접근하며 선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해경은 필리핀의 문제 선박에 대해 법규에 따라 통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과 어떤 형태로 조우해 어떻게 통제했는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중국과 필리핀 해경은 지난 19일에는 사비나암초 인근에서 '선박 대 선박'으로 충돌했다.
당시 중국은 필리핀 해경선 두 척이 사비나암초 해역에 불법 침입했고, 이 가운데 한 척이 자국 선박에 고의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은 자국 해경선 두 척이 사비나암초 인근에서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기동을 한 중국 선박들과의 충돌로 구조적으로 손상됐다"고 맞섰다.
양국 선박은 전날인 25일에도 사비나암초 인근에서 물리적으로 부딪쳤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 함정이 어민들에 대한 물자 보급을 방해하면서 필리핀 수산국 선박에 위험하게 접근해 들이받고 물대포로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필리핀 배가 취재진을 대동한 채 해역에 들어온 뒤 자국 배에 먼저 부딪쳐왔다고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은 사비나암초를 선점한 뒤 자국 해경 선박을 대거 배치했으며, 국제 사회의 눈을 피해 사비나암초를 인공 섬으로 만들기 위해 매립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사비나암초를 불법 매립한다고 주장해온 필리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암초에 대한 중국 지배권에 도전해왔다. 필리핀은 사비나암초 부근 해역에 필리핀 에너지 수요를 최대 75년간 충족시킬 수 있는 규모의 해저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동안 필리핀은 빈번하게 해경선·공무선 등을 보내 셴빈자오 부근 해역에 강행 진입해 셴빈자오 석호(潟湖·퇴적지형 등이 만 입구를 막아 생긴 호수)에 장기 체류한 필리핀 해경선에 보급하고 오래 머물기를 모색해왔다"며 "필리핀의 이런 행동은 중국의 주권을 엄중히 침해한 것이고, 중국은 필리핀이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선박을 철수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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