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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돈 안 쓰는 중국인, 버스 못 타" 황당한 싱가포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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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가게'서 돈 적게 쓰자 탑승 거부해

싱가포르 한 관광버스가 기념품 가게에서 돈을 적게 썼다는 이유로 중국인 관광객의 탑승을 거부해 논란이 불거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관광용 버스 운전자와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 불거진 실랑이에 대해 조명했다. 중국인 관광객 A씨는 싱가포르 가이드가 자신에게 열쇠고리, 향수 등 기념품을 강제로 구매하게 했다며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버스 운전 기사와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의 실랑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미지출처=웨이보 등 SNS 캡처]


A씨와 가이드가 다투는 모습은 휴대폰에 촬영돼 지난 16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유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중국 본토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영상 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기념품을 충분히 구매하지 않자, 버스 운전기사는 화를 냈다는 것이다.

이어 운전기사는 투어 버스에서 혈압약을 가져와 달라는 한 관광객의 요청을 거부하며 "돈을 쓰지 않는 중국인들에게 줄 건 아무것도 없다" 등 폭언을 퍼붓기까지 했다. 또 승객들이 버스에 탑승하기 전 버스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가 난 관광객들은 버스 기사에게 사과를 요청했지만, 버스 기사는 끝까지 사과를 거부하고 오히려 승객들에게 버스에서 내리라고 명령했다. 결국 A씨를 포함한 관광객들은 싱가포르 한가운데에 버려졌다.

영상을 게시한 또 다른 관광객은 "여행사가 기념품 가게에 들러 판촉을 벌일 것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면서도 "이런 강제 판매가 이뤄질 거라고는 꿈도 못 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운전기사가 자신들에게 언어 폭행을 가했으며,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위협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A씨 등 중국인 관광객들은 다른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그 자리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이 소동은 싱가포르 현지에서도 '신민일보'라는 지역 매체를 통해 알려졌는데, 영상에 포착된 운전기사의 동료라고 주장한 또 다른 익명의 기사는 매체에 "관광객들에게 '작고 저렴한' 물건 몇 가지를 판매하기는 한다"고 전했다. 기사는 "운전기사는 관광객들을 위해 무거운 짐을 들고 다녀야 하고, 팁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며 "(기념품 판매는) 양해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다만 싱가포르인들 사이에서도 '운전기사가 잘못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를 접한 싱가포르 누리꾼들은 "버스 운전사가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 수는 있다고 해도, 기념품 강매를 하는 시점에서 잘못된 것", "관광이 주요 산업인 싱가포르에서 이런 행동이 허용되면 누가 우리나라를 방문하러 오겠나" 등 비판을 쏟아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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