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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빚더미'에 눌린 자영업자…내수경제 '허리'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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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1분기 15조…절반 이상이 비은행권 대출

아시아투데이

서울 한 옷가게가 '점포정리'를 내걸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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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충재 기자 = 급격하게 불어나는 부채가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내수를 지탱하는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 금액이 15조원을 넘어서는 등 한계에 내몰리면서 '위기의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자영업자 대출연체 15조…'고금리 벼랑끝' 내몰려
25일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5만원 이상, 10일 이상 원금·이자 연체 금액의 합계)는 15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기관별 연체금액을 보면 자영업자들은 은행권에 5조9000억원, 비은행권에 9조6000억원 대출을 각각 연체하고 있다. 연체금액의 대부분이 대출금리가 '연 10%'에 육박하는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여신전문업체 등 비은행권에서 발생한 상황이다.

특히 대출을 보유한 367만3000 사업장 중 65만5000곳은 1분기 기준으로 폐업 상태였다. 폐업 사업장의 평균 대출 잔액은 9570만원, 연체금액은 812만원이었다. 대출 보유 사업장 6곳 중 1곳이 대출 부담을 떠안고 폐업 상태인 것이다.

폐업한 사업장 가운데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업장(5만2000곳)이 전체 대출 사업장 중 폐업 사업장 비중이 19.6%나 됐다. 폐업한 사업장 5곳 중 1곳이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며 버티다가 벼랑 끝으로 몰린 것이란 분석이다.

328만5000명의 개인사업자들이 은행권에서 570조1000억원을 빌려쓰고, 비은행권에서는 314조3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사업장당 1분기 매출액은 4317만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7% 줄었고, 영업이익(915만원)도 23.2% 쪼그라들었다. 내수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 상황도 악화일로에 있는 상황이다.

◇'빚 3천조 클럽' 들어서…내수살릴 카드 마땅치 않아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정작 내수 부진에 쓸 수 있는 '재정 카드'는 마땅치 않다. 2017년 660조원에 그쳤던 국가채무가 문재인 정부 시절 400조원 이상 불어나 '나라빚 1000조국'이 되면서 예산을 짜낼 여력이 없는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국가채무(1145조9000억원)와 가계빚(1896조2000억)이 크게 늘어나 처음으로 '빚 3천조 클럽'에 들어섰다.

더욱이 경기를 살리려면 기준금리를 끌어내려야 하지만,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면서 섣불리 금리 인하의 길로 들어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면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를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집값 급등세와 가계 빚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빚 증가세는 앞으로 더 내수 회복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건 결국 미래 소비를 당긴 것으로 앞으로 소비회복의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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