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시행을 주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오른쪽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 /조선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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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세 시행을 주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작년 8종의 2차 전지 대표주를 추천하며 국내 증시의 2차 전지주 열풍을 주도했던 애널리스트 출신 박 작가는 최근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민주당의 금투세 시행을 비판하고 있다. 앞서 박 작가 역시 진 의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박 작가는 23일 자신의 SNS에 “진성준이 저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한다”며 “영등포경찰서에서 방금 전화를 받았다. 정치인이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하다니”라고 썼다. 그는 “이게 민주당 정책위의장의 모습”이라며 “부끄럽지 않나. 토론은 받지도 못하고 고소나 남발하고 한심하기 그지 없다”고 했다.
앞서 진 의장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박순혁 작가라는 이가 각종 유튜브에 출연해 ‘진성준이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사모펀드로부터 로비를 받았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며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명백한 가짜뉴스다. 진성준은 사모펀드 관계자의 로비는커녕 사모펀드 투자도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진 의장은 “아무리 험한 말을 들어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국민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개인의 명예훼손을 넘어 거짓말로 국가의 주요한 정책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는 만큼 법률 검토를 거쳐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는 등 강력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 작가는 지난 20일 진 의장의 SNS글이 허위라며 진 의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먼저 고소했다. 그는 고소장에서 “피고소인(진성준)은 아무런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비방의 목적으로 고소인이 마치 해당 주장을 퍼뜨렸다는 허위의 글을 게재했다”며 “본인은 현행 금투세를 강행하였을 경우 예상 가능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언론, 유튜브, 기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만약 진성준 의장이 금투세 관련 토론의 장으로 나와 본인과의 토론을 수락한다면 그날로 고소를 취하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세는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주식 등 금융 상품 투자 소득을 올린 경우 초과분에 대해 20% 세금을 매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을 해소해야 한다며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연간 5000만원 이상 주식 투자 소득을 올리는 금투세 대상자는 국내 1400만 주식 투자자의 1%도 안 된다며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금투세 대상을 연간 1억원 이상 금융 투자 소득 대상자로 완화해 시행하자는 입장으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금투세 시행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투세 유예 여부는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하는 입법 사항이라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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