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노동시장 냉각 원치 않아"
시장 궁금증인 인하 폭·속도는 언급 無
연설 후 뉴욕증시 3대 지수 1~2% 상승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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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3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며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발언을 내놨다. 사실상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이라고 외신은 해석했다. 다만 시장이 궁금해했던 금리 인하의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별달리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와이오밍주(州)에서 열린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노동 시장 상황이 더 이상 냉각되는 것을 추구하거나 환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 방향은 분명하며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은 줄었지만, 고용 하강 위험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명백히 금리 인하를 시사한 비둘기파적 발언이다. WSJ는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해 근래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며 "이날 발언은 연준의 역사적인 '인플레이션 억제 캠페인'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인하폭과 속도 등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WSJ는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0.25%포인트를 내릴지, 0.5%포인트를 인하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며 "파월은 그런 세부 사항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금리를 정확히 언제,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내릴지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둘기파로의 전환은 확인됐지만, 정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한 달가량 남은 9월 17,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점쳐 왔다. 특히 7월 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 위원들의 정책 전환 의지가 드러나면서 9월 금리 인하 자체는 확실시됐다. 다만 금리를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내릴지는 안갯속이었다. 이 때문에 시장은 이번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뚜렷한 답을 얻진 못했다.
앞서 파월 의장이 선명한 계획을 내놓지 않으리라는 예상이 나오기는 했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전 총재는 블룸버그에 "파월 의장은 9월 FOMC 회의 전 8월 고용보고서 등 경제 지표를 확인해야 하는 만큼 (잭슨홀 미팅에서) 첫 인하 폭에 대한 신호는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806%로 5.7bp(1bp=0.0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약 1% 상승)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약 1.3% 상승) △나스닥 종합지수(약 1.7% 상승) 등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오름세를 보였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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