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호텔 화재 사망자 빈소, 유족 절규 가득…초동대응 불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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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호텔 화재' 김모 씨의 빈소 [촬영 심민규] |
(부천=연합뉴스) 심민규 기자 =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일단 끊어."
23일 오전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김모(28·여)씨의 어머니는 딸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를 휴대전화로 듣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김씨는 남자친구와 전날 부천 호텔을 찾았다가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함께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김씨가 어머니에게 전화한 건 전날 오후 7시 40분, 바로 앞쪽 객실 810호에서 불이 나고 불과 6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
김씨 어머니는 "불이 났다며 객실 안 화장실로 피했다고 전화가 왔다"며 "이후 7시 57분에 또 전화가 왔는데 이게 마지막 전화라니 믿을 수가 없다"고 흐느꼈다.
김씨는 마지막 통화에서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 "일단 부탁할게. 장례식은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거 다 버려"라며 어머니에게 유언과도 같은 부탁의 말을 남겼다.
어머니는 "유학 갔다 와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장녀로 가족들을 늘 생각하는 따뜻한 아이였다. 불 나기 전날이 아빠 생일이라 카톡으로 축하 메시지도 보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빈소에 속속 도착한 다른 유족들도 김씨의 황망한 죽음을 믿을 수 없는지 서로 끌어안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뜨거운 불 속에서 내 딸이 갔어. 내 새끼. 너무 불쌍해", "이게 무슨 일이야. 이게 말이 되냐고"라며 절규하는 가족들의 오열이 침통한 장례식장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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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씨의 마지막 생일 축하 메시지 [촬영 심민규] |
김씨의 어머니는 경찰과 소방 당국의 화재 대응이 빨랐다면 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그는 "딸이 정확히 불이 난 층을 말해줬는데 현장에는 사다리차도 없었다"며 "소방이 빨리 도착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화재 진압을 몇층부터 하느냐가 중요했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동생도 "언니 남자친구가 803호에 갇혀 있고 못 나가고 있다고 소방에 신고한 내용을 확인했다"며 "저도 8시 10분쯤 호텔에 도착해 대원들에게 803호에 언니가 있다고 말했는데 (소방이) 바로 진입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김씨 외에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숨진 40대 남성의 시신도 안치실에 도착했다.
이 남성의 빈소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마련되지 않았으며, 유족들은 부천시청과 장례식장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장례 절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유족들은 가족의 황망한 죽음에 장례 절차 안내를 받으면서 서로 손을 잡고 흐느꼈다.
이날 오후 3시가 되자 장례식장 안치실에 있던 김씨와 40대 남성의 시신은 부검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7시 34분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wildbo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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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연합뉴스) 심민규 기자 =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일단 끊어."
23일 오전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김모(28·여)씨의 어머니는 딸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를 휴대전화로 듣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김씨는 남자친구와 전날 부천 호텔을 찾았다가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함께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