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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금리 동결 아쉽다’ 대통령실, 한은에 경기 위축 책임 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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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운영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3차례 연속 동결한 뒤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던 중 이마를 만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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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8.23) 아침신문에서 가장 큰 뉴스는 △한은 13연속 금리 동결(5곳)이었습니다. 또 밤사이 일어난 △부천 호텔 화재 7명 사망(4곳) △코로나 확산(2곳)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월즈 부통령 후보수락 연설(2곳)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한은 금리동결



② 시선, 클릭!



- 65살 이상 연금액 월평균 65만원



- 코로나, 칸막이·마스크 재등장



- 벼락이 늘어났다



③ Now and Then : 여행(볼빨간사춘기, 2018)





① 차이의 발견



# 한은, 금리동결



- 한국은행이 어제(8.22),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0%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13차례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기간 동결입니다. 경기가 안 좋으면, 금리를 내려야 합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췄습니다. 그럼에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금리인하시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현시점에서 ‘경기’와 ‘집값 안정’ 가운데 후자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금리동결 이유



-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의 말입니다.



- “내수 부진은 금리인하 시점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시간을 갖고 대응할 수 있는 문제지만, 최근의 ‘부동산발 금융불안’은 당장 막아야 하는 과제다”



- “부동산이 소득과 비교해 너무 올라 버블이 꺼지는 걱정뿐 아니라 자원배분 측면에서도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살려야하는 이런 고리를 끊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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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기 전망 낮춰



- 한은은 올해 GDP 성장률을 석달 전 전망치(2.5%)보다 0.1%포인트 낮춘 2.4%로 수정 발표했습니다.



- 또 민간소비(1.8%→1.4%), 설비투자(3.5%→0.2%) 전망도 낮췄습니다.



- 건설투자(-2.0%→-0.8%)만 위축 강도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초에 올해 성장률 전망을 0.1%포인트(2.6%→2.5%) 내려 잡았습니다.



- “수출이 좋아진 업종도 반도체·자동차 중심으로 제한적이고, 나머지 업종은 회복되지 않아 투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취약하다”(박상현 아이엠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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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0월엔 인하?



- 경기만 생각하면 금리를 내려야 하나, 집값 때문에 일단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 그래서 다음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10월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9월엔 금통위 회의가 없고, 올해 금통위 회의는 10월11일과 11월28일 두 차례 남았습니다.



- 또 미국이 경기침체 우려와 고용악화로 인해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한국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 이창용 총재는 “향후 3개월 내에는 10월, 11월이 다 포함돼 있다. 앞으로 나올 지표들을 보고 10월에 결정할 수도 있고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집값과 가계부채가 얼마나 빨리 안정되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 어제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한 의견이 단 1명도 나오지 않아 시장에서는 ‘11월 금리인하’를 예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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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3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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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통령실은 왜 ‘금리’ 언급했나?



- 한은의 금리동결 결정 직후, 어제 대통령실은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이 금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1) 과거 회귀 원하나?



- 과거 한국은행이 ‘재경부(현 기획재정부) 남대문 출장소’라는 비아냥을 들을 때가 있었습니다. 사실상 금리를 재경부(실제론 청와대)가 결정하는 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이런 분위기는 바뀌었습니다. 청와대(현 ‘용산’ 대통령실)와 경제부처는 늘 금리를 내리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경기가 활성화되고, 가계빚 부담도 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장에는 좋을지 몰라도, 경기상황을 감안하지 않는 금리인하는 부실과 거품을 키우게 됩니다. 그래서 외환위기 이후로는 정책당국이 겉으로 드러내놓고, ‘금리’를 언급하는 경우를 매우 자제했습니다.



- 그런데 어제처럼 대통령실이 나서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매우 기이한(weird) 일입니다.



-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한겨레 통화에서 “추석 민생대책 발표 등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금리가 인하됐더라면 더 조화스러웠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매우 부적절한 말입니다.



- 금리에 정책당국이 개입하기 시작하면, 경제상황 보다 정치적 고려가 먼저 개입되기 시작하고, 이는 시장의 왜곡을 낳을 뿐 아니라, 신뢰를 허물어뜨립니다.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박정희·전두환 시대가 아닙니다.





2) 책임 떠넘기기, 통하겠나?



-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9월2일 국회에 제출합니다.



- 세수감소, 건전재정 기조 속에 아마 ‘긴축 재정’으로 편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매년 이맘때면 도지사를 비롯한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기획재정부, 국회를 들락거리며 예산 확보를 위해 온갖 읍소를 다합니다. 예전엔 예산을 다루는 재정경제부 국장 방 앞에 시장이 와서 문 앞 복도에서 한참동안 서서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 경기위축으로 전체 세수는 줄었는데, 온갖 감세는 계속 하고, 그러면서 건정재정 기조를 내세우면, 극도로 ‘짠물 예산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겉으로 몇 가지 ‘취약계층 지원’ 카드를 내놓긴 하겠지만, 거의 전 분야에서 정부 돈줄을 조일 것입니다. 대개 정부는 경기위축 때는 돈을 풀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그렇게 한 적이 없습니다. 정책 기조도 ‘권력은 큰 정부, 재정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데다, 경기위축 속에 부자감세 기조를 유지하니, 쓸 돈이 없는 것입니다. R&D 예산 감축도 그래서 나오게 된 것입니다.



- 그러니 정부가 자신의 역할(재정운용)은 도외시한 채, 이를 한은의 금리인하 쪽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곧 내놓을 내년 예산안이 시장 기대보다 더 긴축적으로 편성됐기 때문 아니냐는 것입니다.



- 한은이 금리인하를 못한 이유도, 정부 때문입니다. 부동산 정책을 제때에 적절하게 실시하지 못한데다, 내놓은 8·8 부동산 대책도 집값을 잡겠다는건지, 건설경기를 띄우겠다는건지 모호하면서 집값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기침체에도 부동산 위기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인데, 정부가 이를 한은의 금리인하에 “아쉽다”니, 후안무치이거나 상황 판단이 전혀 안되는 수준입니다.





5. 언론 보도



- 한겨레,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 3곳이 관련 사설을 썼습니다.



한겨레 = 부동산 안정·내수 회복, 한은만의 책임 아니다



경향 = 금리 묶고 성장률 낮춘 한은, 정부 실정에 경고장 날린 것



동아 = 불안한 집값·가계 빚에 발목…13번째 연속 동결된 기준금리



- “한은의 고유 권한인 금리정책에 대해 나선 것도 이례적이지만, 마치 현 상황에 정부는 아무 책임도 없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도 부적절하다.”(한겨레)



- “한은이 금리 인하를 선택할 수 없도록 만든 정책 실패를 반성하는 것이 먼저 아닌가.(...) 경제지표들이 경고음을 내는데도 ‘건전재정’에 집착해 정부가 재정 정책을 쓰지 않는 건 직무유기다.”(경향신문)



-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가 금리 동결에 대해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평했는데, 부동산·금융 정책 실패로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은 정부가 하기엔 염치없는 말이다”(동아일보)



- 모든 신문들이 금리동결을 1면 톱으로 다루면서, 대통령실의 ‘금리’ 관련 언급까지 설명하고 있는데 반해, 조선일보는 유일하게 경제섹션, 그것도 B2면에 배치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대통령실 반응도 중간에 짧게 한 문장으로 나타낼 뿐이었습니다. 이날 조선일보 1면에는 신문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윤 대통령의 올림픽 선수단 환영 장면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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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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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65살 이상 연금액 월평균 6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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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칸막이·마스크 재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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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8월은 다 가고 있는데, 폭염은 끝날 줄을 모릅니다. 다음주가 8월의 마지막 주인데 말입니다. 아직 휴가를 안 가신 분들은 막판 휴가를 서두르시겠네요.



언젠가부터 리조트나 펜션, 휴양지 카페의 이름에 ‘케렌시아’(Querencia)라는 말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어로 ‘피난처’를 뜻한다고 합니다. 투우장에서 투우사와 씨름을 벌이다 마지막에 소가 잠시 쉬는 작은 공간입니다. 등에는 칼이 여러개 꽂힌 채로 이곳저곳에서 피를 흘리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심신을 잠시 안정시킵니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 다시 투우장으로 달려가 투우사와 마지막 결전을 치르게 됩니다. 그러니 이 슬픈 ‘케렌시아’라는 단어가 휴양지에 적합한 말인지 의문이긴 합니다. 어쨌든 케렌시아로 가더라도, 쉼없이 계속 달려만 오셨다면,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더 지치시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게 어떨런지요.



오늘 노래는 볼빨간사춘기의 ‘여행’(2018)입니다. 저는 다음주 한 주 동안 휴가를 갑니다. 9월에 다시 뵙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RbPAVnqtcs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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