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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이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오염수 방류 1년 돼도 실패한 핵연료 잔해 반출… 후쿠시마 원전 불신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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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데브리' 반출 준비 작업서 중단
폐로에 가장 중요한 작업, 실패·연기 반복
오염수 더 늘 듯… 안전 사고도 계속 발생
한국일보

올해 2월 11일 상공에서 촬영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모습.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손상된 상태로 남아 있다. 후쿠시마=교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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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22일 핵연료 잔해(데브리) 반출에 또 실패했다. 오는 24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1년을 맞게 되지만, 가장 중요한 작업인 핵연료 잔해 반출의 개시 시점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후쿠시마 원전 폐로는 더 멀어지게 됐고, 불안감만 더욱 커져 가는 모습이다.

이미 3년간 3회 연기... 데브리 반출, 또 실패


일본 NHK방송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원자로에 남은 데브리 3g가량의 반출을 시도했으나, 준비 단계에서 작업을 중단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반출 장치 설치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해 준비 작업을 멈췄다"고 말했다.

재개 일정도 잡지 못했다.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라고 지시했고, 우려가 제기돼 (반출) 작업을 중단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2051년 후쿠시마 원전 폐로' 계획을 세우면서 2021년부터 데브리 반출에 착수하려 했다. 이 작업은 후쿠시마 원전 폐로를 위해 가장 힘들고 중요한 단계로, 핵연료 잔해 반출의 성과가 나와야만 원전 폐로 시기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장비 문제 등으로 세 차례 연기됐다. 지난해 8월 24일 오염수 해양 방류 시작 1년 즈음인 이날 첫삽을 뜨나 싶었지만, 이번에도 실패하고 만 것이다.
한국일보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1년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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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톤 남았는데... '2051년 원전 폐로' 불가능할 듯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이 언제쯤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는 약 880톤의 데브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분량도 문제인데, 도쿄전력은 이를 모두 꺼내는 공법도 아직 찾지 못했다. 반출 작업의 잇단 지연과 함께 '2051년 후쿠시마 원전 폐로' 목표를 지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아사히신문은 "사고가 없었던 원전의 폐로 작업도 30~40년이 걸린다"며 "후쿠시마 원전 폐로는 훨씬 힘든 작업으로, 많은 전문가가 2051년은 어렵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오염수 양 증가도 불가피하다. 핵연료 잔해는 냉각수와 함께 원자로 시설 안으로 유입되는 지하수, 빗물과 섞여 오염수가 된다. 반출 작업이 지연될수록 오염수 양만 늘어난다는 의미다. 일본은 한국 등 주변국 우려에도 오염수 방류를 강행, 지난달까지 7차에 걸쳐 약 5만5,000톤을 바닷물로 희석해 내보냈다. 이달 7일부터는 8차 방류가 시작됐다.

도쿄전력의 안전 관리 능력 또한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오염수 방류 이후 각종 사고가 일어났는데, 대부분 안전 수칙 미준수가 원인이었다. 도쿄전력 하청업체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배관 청소 도중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를 뒤집어썼는데, 방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 입원해야만 했다. 올 2월에는 실수로 밸브를 열어둔 채 오염수 정화 장치 오염 제거 작업을 한 탓에 오염수 약 1.5톤이 토양에 스며들기도 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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