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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암 환자의 삼계탕은 따로 준비"…인삼+황기 섞으니 나온 효과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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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

머니투데이

한의원에서 한약을 처방할 때, 한 가지 한약재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여러 한약재를 섞어야 약물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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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서 한약을 처방할 때, 한 가지 한약재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여러 한약재를 섞어야 약물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인삼, 황기 등 일부 한약재의 경우 혼합 복용 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은 이상훈 한의약데이터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여러 한약재를 섞어 처방할 때 약물의 효능이 높아지는 이유를 밝혀 지난 6월 국제 학술지 '민족약학저널(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한의학에서는 단일 한약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서로 다른 여러 한약재를 섞어 치료하는 처방법이 발달했다. 특히 인삼과 황기처럼 약효가 유사한 한약재를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한의학에서 왜 약효가 유사한 한약재를 섞어 쓰는지, 여러 한약재를 함께 쓰는 게 단일 약재의 양을 늘려 넣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인삼과 황기가 인체 내 생물학적 대사경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비교하고, 한약을 복용할 때 신체 내에서 활성화되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예측했다.

그 결과, 인삼이나 황기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인삼과 황기를 함께 사용할 때 단백질 간 상호작용이 1.38배 더 풍부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사한 효과를 가진 한약재를 혼합했을 때 단백질의 상호작용이 풍부해지며, 더 다양한 대사경로를 통해 약효가 효과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삼이나 황기를 단독 복용할 때 활성도가 줄어드는 단백질 'HIF-1a'의 경우, 두 한약재를 혼합해 복용하자 오히려 활성화됐다. HIF-1a가 활성화될 경우 피로감을 개선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단독 복용할 때의 기대 효과인 '종양 성장 억제력'은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암 환자의 경우 삼계탕 등 인삼과 황기가 들어가는 음식물을 섭취할 때 두 약재를 모두 넣는 것보단 둘 중 하나만 선택해 넣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의학연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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