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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유리 스스로 발열하고, 폭염에도 서늘"...현대차·기아, 열관리 신기술 대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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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익스피리언스 테크 데이 개최

탑승객의 쾌적함 높이는 첨단 열관리 기술 3가지 공개

아주경제

현대차, 기아가 개발한 나 노 쿨링 필름 적용 차량이 한 여름 뜨거운 파키스탄 시내를 달리고 있는 모습[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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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폭설이 반복되는 극단화된 날씨 속에서 보다 쾌적한 자동차 이용을 위한 첨단 기술이 개발됐다.

22일 현대자동차·기아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크레스트 72에서 '히트 익스피리언스 테크 데이(Heat Experience Tech Day)'를 개최하고, 차량 내부의 온도를 조절해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세 가지 기술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차량 실내 온도를 제어해 탑승객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신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활 공간인 모빌리티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모빌리티 안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갈수록 커짐에 따라 냉난방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술은 △차량 유리에 부착하면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추는 '나노 쿨링 필름' △탑승객 주위의 발열체를 통해 체감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 △세계 최초로 48V(볼트) 시스템을 적용해 유리 내부의 금속 코팅에서 빠르게 열을 내뿜어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다.

행사에서는 나노 쿨링 필름을 아이오닉 6 차량에 부착해 기술을 직접 시현했다. 내·외장 색상이 동일한 차량 두 대를 마련해 한 대에는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하고 나머지 한 대에는 출고상태 그대로 전시해 실내 온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 달리, 외부 열 차단과 차량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까지 추가로 갖춘 첨단 소재다.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두 개 층과 내부의 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 개 층을 포함해 총 세 개 층으로 구성되며, 차량 유리에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여름철 실내 온도를 최대 10℃ 이상 낮출 수 있다.

특히 가시광선의 투과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창을 어둡게 하지 않으면서 기존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틴팅 필름과 함께 부착한다면 틴팅 필름의 열 차단 효과에 나노 쿨링 필름의 차단·방사 효과가 더해져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인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기아 EV9에 전시했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탑승자의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차가워진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기존 공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한다면 적정 온도에 도달하는 데 에너지를 17% 절감할 수 있고, 3분 안에 하체에 따뜻함이 전달되기 때문에 탑승객의 쾌적함이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실내 난방을 위해 소요되는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통해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핵심 기술은 고온 필름형 발열체와 화상 방지 시스템이다. 110℃까지 열을 발생시키는 필름형 발열체가 각 모듈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감싸고 있는 직물 소재가 인체에 따뜻한 온도로 열을 조절해 방출한다. 또한 각 발열체 모듈에는 신체가 닿는 즉시 이를 감지하고 온도를 낮추는 화상 방지 시스템이 적용되어 혹시 모를 화상 위험을 없앴다.

이날 행사에 전시된 EV9의 운전석에는 스티어링 컬럼 아래쪽과 도어, 센터 콘솔 등 5곳, 동승석에는 도어, 센터 콘솔, 글로브박스 아래쪽 등 4곳에 발열체가 적용됐다. 오만주 연구원은 "겨울철의 추위를 가장 빠르게 없앨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복사 난방"이라며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통해 빠르면서도 건조하지 않은 난방이 가능해져 겨울에도 차를 타는 데 거리낌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48V 시스템을 적용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기술을 소개했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차량 앞쪽의 접합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을 삽입해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히 기존 13.5V 수준의 저전압을 활용하는 대신 48V의 고전압 시스템을 통해 영하 18℃에서도 서리를 5분 내에 빠르게 완전 제거해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더운 날씨에는 삽입된 금속 코팅이 외부에서 오는 태양 에너지를 최소 60% 차단할 수 있어 차량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캐나다나 북유럽 등 혹한 지역의 전면 유리에 주로 적용되던 텅스텐 와이어 열선 대비 시인성이 크게 개선돼 열선이 전혀 보이지 않고, 빛 번짐이나 왜곡 없이 운전자에게 깨끗한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차·기아는 이 기술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혹한 지역의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금속 코팅 발열 유리가 적용되면 앞 유리의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하던 공조 시스템의 성능을 대체할 수 있어 더 효율적이고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관련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으며,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정영호 현대차·기아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상무는 "3가지 기술 뿐 아니라 모빌리티 전체의 열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을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열 관리 기술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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