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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철조망·지뢰 피해 경비병 몰래…더 변칙적 경로 찾는 북한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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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국경단속 강화해도 효과 없어” “엘리트 탈북 최고 수준”

북한이 최근 몇 년간 주민들의 탈북 시도를 막기 위해 국경단속 등을 강화했지만 주민들은 계속해서 탈북 방법을 찾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김정은은 모든 북한 주민의 탈출을 막길 바라지만 효과가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 주민들은 계속 창의적인(creative) 탈출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20일 새벽 강원도 고성 지역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 군인을 최근 사례로 들었다.

WSJ은 현역 군인의 탈북은 5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이 북한 군인이 철조망과 지뢰를 지나고 순찰 경비병을 몰래 지나쳐야 했을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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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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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인다고 추정했다. 이 북한 군인은 고성 동해선 인근 오솔길을 따라 도보로 육군 22사단 작전지역으로 귀순했다. 그는 군복을 입고 있었고, 계급은 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군인의 탈북은 “북한을 강국이자 사회주의 낙원으로 보이게 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희망을 깨뜨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WSJ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주민들의 탈북 시도를 막기 위해 보안을 강화하고 탈북을 시도하다 발각된 이들을 즉각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DMZ 일대 지뢰 및 방벽 설치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여파로 주된 탈북 루트였던 중국을 통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이전까지 연간 1천명이 넘던 탈북자 수는 지난해 200명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에도 105명에 그쳤다고 WSJ은 소개했다. WSJ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탈북에 성공한 이들은 ‘더 변칙적인 경로’를 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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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우리 군 초소와 북한 군 초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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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달 초 북한 주민 1명이 썰물을 틈타 한강 하구 중립수역을 건너 귀순한 것과 지난해 북한 주민 4명이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속초 앞바다까지 내려온 것을 주요 사례로 들었다.

WSJ은 특히 외교관과 해외유학생 등 이른바 ‘엘리트 탈북’이 최근 수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는 통일부 발표를 소개하면서 “이는 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권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부 불만과 씨름 중이라는 외부의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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