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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마스, 휴전 협상 책임넘긴 바이든·블링컨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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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의 휴전 조건 변경 묵인”
블링컨의 9번째 중동외교 또 ‘빈손’ 평가
‘필라델피 회랑 군 주둔 문제’ 이견 지속
회담 이후 네타냐후와 메시지도 갈려


매일경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접경 지대에 있는 14km 길이의 필라델피 회랑 구역의 전경. [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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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미국에 대한 불만을 처음으로 터뜨렸다. 이스라엘의 ‘무리한 요구’에는 눈 감고, 하마스에 휴전 논의 재개의 키를 넘겨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하마스만 질타받게 됐다는 비판이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해 휴전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 3시간 가까이 회담을 했던 블링컨 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이후 메시지가 서로 달라 의구심까지 증폭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바이든과 블링컨의 발언은 허위 주장”이라며 “이는 시온주의자(이스라엘) 극단주의 정부가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도록 허용하는 ‘그린라이트’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어 “최근 우리가 제시받은 (휴전 관련) 내용은 지난 7월 2일 바이든 구상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기반으로 당사자들이 도달한 방안을 뒤집는 내용”이라며 테러리스트 네타냐후의 새 조건을 미국이 묵인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가자지구 휴전 논의와 관련 ”아직 진행 중이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며 ”이스라엘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하마스는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뒤 ”이스라엘이 미국의 휴전 중재안을 수용했다“며 ”이제 하마스가 동일하게 해야 할 차례“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함께 휴전 중재안을 만들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전달했다.

아홉 번째 블링컨 장관 중동 파견 등 미국의 중동 외교가 또다시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걸림돌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 약 14km 구역인 ‘필라델피 회랑 문제’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해당 지역 지하 땅굴을 통해 하마스가 이집트로부터 무기와 연료 등을 들여오고 있다고 보고, 휴전을 하더라도 회랑에 군을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20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중재안의 이스라엘 철군 조건’과 관련한 물음에 ”미국은 이스라엘의 어떠한 가자지구 장기 점령도 수용하지 않는다“며 ”중재안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 일정과 장소를 매우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고 답했다.

필라델피 회랑에서의 점진적인 이스라엘군 철수를 미국과 이스라엘이 타협했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외교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블링컨 장관이 다국적군을 6개월 동안만 필라델피 회랑에 주둔시키자고 이스라엘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또다시 불협화음을 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네타냐후 총리가 같은 날 인질 유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어떤 상황에서도 필라델피 회랑과 넷자림 회랑을 떠나지 않겠다“며 ”(휴전) 합의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넷자림 회랑은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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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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