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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의대증원 파장] 교수·전공의 "의대 오지 마"…수험생들 "그래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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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수능 원서 접수 시작
교수·전공의, 수험생 커뮤니티서 만류
수험생 "자퇴한 의대생도 없는데"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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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를 앞두고 현직 의대 교수와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 등이 의대 진학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의대에 오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6월 18일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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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장혜승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를 앞두고 현직 의대 교수와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 등이 의대 진학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의대 입시를 포기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여전히 의대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어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수능에서도 N수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가 22일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교육지원청과 일선 고등학교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수능 응시원서 접수는 오는 9월6일 마감되며, 접수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현직 의대 교수 "실력 떨어지는 학생 교육할 자신 없어"

수능원서 접수를 앞두고 수험생 정보 공유 온라인 커뮤니티 '수만휘'에는 지난 11일께부터 수험생들에게 자신을 의대 교수, 전공의라고 소개하며 의대 정원 증원의 단점을 부각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지방 대학병원 교수라고 소개한 A 씨는 지난 17일 '수만휘'에 올린 글에서 "제 모교는 이번 의료농단 사태에서 기존 정원의 60% 가량 증원됐다"며 "과거 의학전문대학원이 있을 당시 의대학부는 0.1~0.3% 정도 성적을 받아야만 들어올 수 있었고 아이들 또한 가르칠 때는 답답함이 없지는 않았으나 돌이켜보면 참 똘똘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현재 입학하고 있는 아이들도 상위권의 수재라고 부를 수는 있으나 수험인구의 감소와 지역인재전형이라는 악조건 때문인지 몇년 위의 선배들과 비교하면 학습능력이나 성적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완성된 보석이 아니라 원석을 갈고 닦는 게 교육자의 도리이고 원석을 보석으로 바꿀 수 있어야 명문대학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현재 의료농단으로 제 모교에서도 벌써 많은 학자, 동료, 선배 교수들이 후학을 포기하고 떠난 상황"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처지에서 객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현 정원보다 60% 내년에 많게 들어왔을 때 그 아이들을 하나하나 붙잡고 교육할 자신이 솔직하게 없다"며 "아직 의대 입학을 희망하는 수험생, 학부모들께 슬프지만 솔직하게 고하건대, 지방에 있는 제 모교에는 입학을 피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사직 전공의이자 '백수'라고 소개한 B 씨는 지난 11일 커뮤니티에 "저는 아픈 사람 치료하는 게 좋고 보람차지만 의사라는 직업을 더 이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국민들에게 이미 악마고 용서받지 못할 '의새'이며, 사람을 죽이는 살인자인데 이 업을 이어가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의대 오는 것 정말 한 번만 더 생각해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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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를 앞두고 현직 의대 교수와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 등이 의대 진학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의대에 오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브리핑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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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험생들 "의대, 기득권 중의 기득권이자 평생직장"

이같은 글에도 의대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은 요지부동이다.

한 수험생은 B 씨의 글에 달린 댓글에서 "글쓴이님 상황은 안타깝지만 여전히 수험생들한테는 의대가 최고"라고 말했다.

A 씨의 글에도 "어차피 다들 의대 고를 거다. 의대 안 가면 어디 갈 거냐", "너희만 오지 마라죠. 이번에 수능 봐서 (점수) 한 칸씩 올리느라 불타오르고 있을 것", "지금 7개월째 의대생 수업거부하고 있지만 자퇴했다는 의대생 있나요? 의평원 이슈는 그냥 고3 수험생들 괜히 불안하게 해서 조금이라도 다른 곳으로 지원하게 만드려는 선전선동 전략의 일환인 것 같다. 당연히 의대 지원 생각 있으면 수시6(개) 의대 써야죠. 기득권 중의 기득권이며 평생 직장인데" 같은 댓글이 다수 달렸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지난 7월31일~8월8일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수험생 17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의대 모집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대학 평가를 강화하기로 한 뒤 의대 지원 의사에 변화가 생겼는지 묻자 '변화 없다'는 응답이 98.4%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의평원 평가 결과에 따라 불이익이 발생해도) 변화없이 적극 지원이 65.3%, 변화 없다가 33.1%, 지원포기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1.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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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를 앞두고 현직 의대 교수와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 등이 의대 진학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의대에 오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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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계 "의대증원으로 N수생 증가"

입시계에서도 의대증원으로 학업 수준이 높은 N수생이 다수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에는 재수·반수 등 졸업생 응시자가 15만9742명으로 전체 지원자 중 31.7%를 차지했는데, 이는 1997학년도(32.5%) 이후 27년 만에 최고치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증원으로 상위권 N수생은 늘어날 전망"이라며 "의평원 평가 강화에 따른 불이익 등에 대해 (수험생들이) 걱정은 하겠지만 이는 입학 이후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걱정이 점수가 일정 이상 되는 학생들을 이공계로 지원하게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위권 수험생들은 여전히 의대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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