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저커버그가 만든 ‘자비스’, 24년 국내 직장인이 쓴다
LLM 활용한 ‘AI비서 만들기’…“개인 맞춤형으로 업무 효율↑”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자비스 [아이언맨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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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직장인 사이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나만의 인공지능(AI) 비서 만들기’가 유행하고 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개인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시켜 ‘맞춤형’ AI 비서를 만드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LLM에 개인 데이터를 입력해 AI비서를 제작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AI비서를 처음 만든 이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 경영자(CEO)다. 저커버그는 2016년 100여시간을 들여 개인 AI비서 ‘자비스’를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자비스는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아이언맨을 돕는 AI비서의 이름이다.
이후 챗GPT와 같은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누구나 저커버그처럼 손쉽게 AI비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1인 1자비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직장인들이 맞춤형 AI비서를 만드는 까닭은 업무 효율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단순 반복 업무의 속도가 빨라지고, 아이디어 도출·문제 해결처럼 복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업무에서도 개인 데이터에 최적화된 정보를 재빠르게 얻을 수 있다고 사용자들은 입을 모은다.
IT업계 종사자 최희주(27)씨는 약 반 년 전부터 챗GPT로 만든 AI비서를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최씨는 “개인 업무 데이터와 과거 경력 데이터를 챗GPT에 넣어 AI비서를 만들었다”며 “단순 반복 업무는 2~3배 이상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문서 작성, 아이디어 도출과 같은 광범위한 영역에서도 챗GPT가 개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으니 편리하다”고 했다.
IT업계 종사자 최희주(27)씨가 챗GPT로 만든 사용자 맞춤형 AI비서를 활용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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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교수 A(55)씨도 지난 6월 챗GPT를 구독해 AI비서를 만들었다. 그간 자신이 작성한 논문, 자료, 저서 등 개인 데이터를 용도별로 나눠 입력해 총 5개의 AI비서를 활용하고 있다. 이중 A씨가 가장 유용하게 쓰는 AI비서는 논문 번역 AI다. A씨는 “예전에는 해외 논문을 요약할 때 오래 걸렸는데 이제는 10초면 된다”며 “논문 수십 개를 요약 정리한 뒤에, 꼭 읽어보고 싶은 논문만 집중해서 읽으니 훨씬 효율적이다”라고 했다.
제작 방법이 간단하다는 점도 직장인들이 개인 비서 만들기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챗GPT 유료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챗GPT에 사용자의 개인 텍스트 파일, 이미지 파일, 엑셀 파일 등 각종 데이터를 입력한 뒤, 사용법까지 지정해주면 나만의 AI비서가 탄생한다. 제작 시간도 약 10분 내로 그친다. 사용법을 채팅방마다 각기 다르게 입력해 AI비서를 용도별로 여러 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인문계 교수 A(55)씨가 챗GPT로 용도별 AI비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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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사이 ‘AI비서 만들기’ 유행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링크드인과 함께 제작한 연례 보고서 ‘업무동향지표(WTI:Work Trend Index) 2024’에 따르면 근로자 75%(한국73%)가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근로자 4명 중 3명이 직장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LLM은 오픈AI의 챗GPT 시리즈다. 랭키파이가 지난 6월 발표한 ‘AI 서비스 순위 차트’에 따르면 챗GPT가 7만8830포인트로 선호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3182포인트를 차지하는 2위의 클로바X(네이버)와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다만 사용자들은 AI비서를 둘러싼 윤리 문제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씨는 “회사 프로젝트 데이터는 보안 상의 이유로 모든 내용을 넣지 않는다”며 “프로젝트 제목, 개요, 진행한 이유, 성과 정도를 요약해 제공한다”고 했다.
A씨도 지식이 곧 저작권인 학문계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AI의 결과물은 어디까지나 참고 수준이다”라며 “논문과 같은 지식 창작물에서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ha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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