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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우크라의 '드론 전격전', 푸틴 당황시킨 이유[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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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V 드론으로 뚫린 러시아 방어선

5선 치적에 흠집난 푸틴…날선 반응

美 대선 결과에 달린 우크라 전후처리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 본토 방어선을 뚫고 진격하는데 성공하며,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동북부의 쿠르스크 지역에서의 전투가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지역은 전쟁 초기 격전지였으나,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지며 비교적 조용했던 곳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러시아 본토로의 진격을 시도하자 허를 찔린 러시아는 충격과 함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작전은 우크라이나 군이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 방어선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지만 전쟁 흐름 자체를 뒤집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군의 반격과 FPV 드론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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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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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의 이번 반격 작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기는 바로 '1인칭시점(FPV) 드론'이다. FPV 드론은 조종사가 드론의 시야를 직접 공유하며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이 드론은 쿠르스크 지역 전투의 판도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원래 FPV 드론은 군수용이나 민수용으로 확산된 기술이었으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공적으로 활용되면서 전쟁 전략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쿠르스크 공방전에서 FPV 드론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우선 정찰용 드론으로 적의 위치와 방어선을 파악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또한 교란용 드론으로도 활용되었다. 특히 자폭 드론으로 사용된 FPV 드론은 적의 방어선을 뚫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드론은 매우 소형이기 때문에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으며, 목표물에 가까이 접근해 폭발하는 방식으로 적의 방어선을 효과적으로 무너뜨렸다.

2차대전 이후 전통적인 '종심방어전략'을 통해 주요 거점에 겹겹이 방어선을 구축한 러시아군은 새로운 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종심방어전략이란 주요 방어거점에 얇은 방어선을 여러 겹으로 쌓아 적군이 전진할 때마다 모든 방어선을 뚫고 오면서 전력을 소모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FPV 드론의 등장으로 인해 이 방어 전략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소형 FPV 드론이 참호, 벙커, 요새, 방공망을 모두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러시아군의 방어선은 힘없이 무너졌다. 이로인해 이번 반격작전은 '드론 전격전'이라 불리고 있다.
정치적 타격 입은 푸틴 정권…날선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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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TAS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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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은 러시아 내에서 큰 정치적 여파를 일으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은 그동안 본토 방어를 확고히 하며 전쟁의 승리를 자신했으나, 이번 공격으로 인해 입장이 난처해졌다. 러시아 본토에서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푸틴 대통령은 긴급 회의를 주관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푸틴 정권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으며, 향후 전쟁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내에서의 반응은 처음에는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축소하여 보도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에서 물러나지 않고 전선을 확장하자, 러시아 내에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군사 블로거들과 독립 매체들이 본토 방어선이 뚫렸다는 사실을 알리며 여론이 악화되었고, 푸틴 정권은 더 이상 이 상황을 은폐할 수 없게 되었다.

최근 5선에 성공하며 종신 정권을 확고히 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승리를 정권의 가장 큰 치적으로 삼으려 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그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더욱이, 본토 방어선이 뚫렸다는 사실은 푸틴 정권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러시아 내 정치적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쟁의 흐름 자체 바뀌기엔 역부족…기나긴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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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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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반격이 전쟁 흐름을 뒤집을 결정적 한방이 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선의 규모와 우크라이나군의 전체 전력에 비춰볼 때, 단 한 번의 승리로 전쟁의 흐름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는 여전히 대규모 정예병력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반격에서 얻은 영토는 약 1000㎢로, 이는 서울의 약 1.65배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20%에 달하며, 이는 한반도 전체 면적보다 큰 규모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번 반격으로 전쟁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의 전체 전력은 러시아에 비해 여전히 5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단 한 번의 결전으로 전쟁을 끝내기는 어렵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 전력을 계속 소모시킨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공세종말점에 도달했을 때 대규모 정예병력으로 반격한다면, 우크라이나는 한꺼번에 전선이 뒤로 밀려날 위험성이 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우크라 휴전과 전후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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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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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의 향후 전망은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통해 전쟁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따라서 2024년 미국 대선 결과가 전쟁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이미 대선 캠페인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러시아는 현재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휴전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는 주요 산업 지역과 흑해 연안의 수출 항구를 잃고, 가난한 농업 국가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은 지금과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러시아 정책을 이어받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전쟁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다. 유럽 전선이 장기 교착에 빠지면 반대로 동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오히려 더욱 고조될 수 있다. 해리스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미국은 대중국 포위 전략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반도와 대만 지역의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편집자주아시아경제의 경제 팟캐스트 'AK라디오'에서 듣기도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AK라디오는 정치, 경제, 국제시사, 테크, 바이오, 디지털 트렌드 등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들려 드리는 플랫폼입니다. 기사 내 영상 재생 버튼을 클릭하면 기자의 실제 목소리가 들립니다. 해당 기사는 AK라디오에 방송된 내용을 챗GPT를 통해 재정리한 내용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이경도 PD lgd012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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