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이 인공위성에 탑재돼 우주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위성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텔레픽스는 19일 국내 최초로 위성 탑재용 AI 반도체 '테트라플렉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반도체는 지난 17일 미국 스페이스엑스가 발사한 팔콘9 로켓에 탑재된 이탈리아의 인공위성에 장착돼 우주로 올라갔다.
AI 반도체와 주기판이 결합된 일종의 컴퓨터인 테트라플렉스는 우주에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다. 즉 인공위성이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지상으로 전송하지 않고 바로 위성에서 분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업체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엔비디아의 젯슨 AI 플랫폼으로 테트라플렉스를 개발했다.
국내 스타트업 텔레픽스가 개발한 인공위성용 AI 반도체 '테트라플렉스'. 텔레픽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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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우주에서 촬영한 영상을 지상에 전송할 필요가 없어서 분석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위성이 지상의 기지국 위로 지나갈 때만 촬영 영상을 전송할 수 있어서 영상 분석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테트라플렉스는 굳이 지상국에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위성에서 바로 영상 분석이 가능해 분석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업체는 4개월 간 우주에서 테트라플렉스의 성능을 시험한 뒤 문제점을 개선해 내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테트라플렉스의 개발은 모두 끝났지만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정상 작동하는지 이번 발사를 통해 시험한다"며 "일반 공개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용화 되면 영상이 필요한 다양한 위성에 탑재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도 미국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위성용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따라서 플래닛랩스보다 먼저 상용화하면 국내 스타트업이 세계 최초로 위성용 AI 반도체를 선보이게 된다. 이 업체 관계자는 "기상 위성 등에 탑재해 재난이나 기후 변화 등을 영상 분석할 수 있다"며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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