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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흔들리는 애플의 '폐쇄적 생태계'…반독점 압박에 잇단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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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스포티바이 등 대체 앱스토어 출시

“유럽 중심으로 애플 생태계에 균열 생긴다”

애플이 보안 등을 이유로 철저하게 폐쇄적으로 유지해온 이른바 ‘아이폰 생태계’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등을 제작한 에픽게임즈는 16일(현지시간) 유럽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한 대체 앱스토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통제하는 앱스토어 내에서만 다운로드와 결제 등을 허용해 왔다. 따라서 그동안 애플 앱스토어에만 다운로드가 가능했던 것을 이제 다른 앱스토어에서도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애플은 미국에서 아이폰 결제 방식과 관련해 에픽게임즈로부터 제소를 당했고, 4년간의 소송 끝에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또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이번 주부터 유럽의 아이폰 이용자들이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음원 구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링크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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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스토어가 생기고 구독 신청을 해당 업체 사이트로 유도하는 것은 그동안 아이폰에서 허용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었고 업체들은 애플에 수수료를 지불해 왔다.

또한 애플은 오는 4분기쯤 공개가 예상되는 새 운영체제 iOS 18.1 버전부터 애플페이 외에 다른 결제 방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아이폰 결제 칩을 외부에 개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술적으로는 삼성페이, 구글페이도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반독점에 대한 압박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각국 규제당국의 강도 높은 반독점 압박에 결국 폐쇄적인 생태계를 개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부터 빅테크 독점 견제를 위한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6월 애플의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DMA 위반에 해당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며 대규모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애플 등 빅테크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 생태계를 외부에 개방하도록 하는 이 법은 위반하면 전 세계 매출의 10% 규모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부 개발자들은 이를 통해 애플의 통제권에서 벗어날 수 있고 애플에 내는 수수료를 우회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유럽을 중심으로 새로운 규제와 반독점법, 판결은 애플의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에 균열을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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