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경축식에는 대한민국 순국선열유족회와 파리올림픽 출전 메달리스트를 비롯해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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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내놓은 '8·15 통일 독트린'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통일을 이루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정 전반에서 일관되게 '자유'를 강조해왔다.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서도 북한에서의 자유와 인권, 정보접근권의 실질적 확대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집권 3년째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통일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자유'라는 키워드로 구체화해 공개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 의중을 반영하듯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는 '자유'라는 표현을 50회나 썼다. '통일'과 '북한'도 각각 36회와 34회씩 언급했다. 반면 '일본(일제 포함)'은 세 차례밖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날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3·1운동부터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6·25 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성장까지 역사를 자유가 확대되는 과정으로 규정하고,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는 보수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는 진보세력 간 융합을 꾀하며 건국절 논란을 마무리 짓고, 통합의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한 광복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며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땅으로 자유가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통일 독트린을 추진하기 위한 3대 전략에 대해서는 "첫째 우리 국민이 자유 통일을 추진할 수 있는 가치관과 역량을 더욱 확고히 가져야 하고, 둘째는 북한 주민이 자유 통일을 간절히 원하도록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며, 셋째는 국제사회와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안의 자유를 굳건히 지켜야만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주도하는 통일 추진 세력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자유의 가치가 더 깊이 뿌리내리도록 하고 검은 세력의 거짓 선동에서 우리 국민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금 가짜 뉴스는 하나의 대규모 산업이 됐다"면서 "사이비 지식인들은 가짜 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해 유통하며 기득권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들은 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할 따름"이라며 "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라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또한 통일 독트린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통일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방향성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이 자유의 가치에 눈을 뜨도록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유 통일이 그들의 삶을 개선할 유일한 길임을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깨닫고 통일 대한민국이 자신들을 포용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면 이들이 자유 통일의 강력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들이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정보접근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인권의 참상을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북한 인권 국제회의'를 추진하고, '북한 자유 인권 펀드'를 조성해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촉진하는 민간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북한 주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점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또다시 거부했지만 저희는 인도적 지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제사회 연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통일 대한민국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국제사회에 널리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국제한반도포럼'을 창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경축사에는 통상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 담겼던 한일관계와 대일(對日) 외교 구상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일제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지적 등 과거사 관련 언급도 없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고 강조하며 경제와 북핵 대응 전반에서 한미,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러한 내용 대신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한 점 등을 거론하며 일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데 무게를 실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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